5월을 보내며 만나는 꽃들

by 이숙자

요즈음 매일 산책을 갔다. 집에서 문밖에 만 나서면 온통 꽃들의 축제가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 차를 타야 할 곳도 걸어 다니면서 꽃구경을 한다. 초록의 물결과 꽃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이 좋은 날, 부지런히 꽃들과 말을 걸고 눈길을 보낸다. 사진을 찍어 저장해 놓고 가끔이면 꺼내 볼 때면 지난 시간이 새롭다.


사람은 나이가 먹으면 기억을 먹고사는 것이라 말을 한다.


밖에 피어 있는 꽃들과 교감을 하는 날은 마음이 맑아진다. 어쩌면 신은 인간들에게 그리 알맞게 선물을 해 주시는지, 아카시아 꽃이 지고 나면 하얀 찔레꽃이 피고 장미도 따라 피어난다. 요즈음 월명 공원을 산책하면서 만나는 꽃들이 많아 눈이 호사를 한다. 꽃을 보고 내 마음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가끔 생각에 잠긴다.


꽃이 좋아지면 나이가 먹는 징조라 하는데, 맞는 말이다. 예전에는 야생화만 좋아하고 다른 꽃에는 별로 관심과 눈길을 주지 않았다면 지금은 모든 꽃이 다 예쁘고 사랑스럽다. 아마도 나이 탓일 거라 믿는다. 꽃 중에 꽃인 장미가 동네 집 담장에 흐드러지게 피어나면서 온통 세상이 아름다운 그림을 그녀 놓은 듯하다.


빨간색이 이토록 예쁜 색이 있을까 의아하다. 장미는 화려하다고 홀로 피는 꽃이 아니다. 누군가 심어놓고 마음을 주어야 피어나는 꽃이다. 장미꽃에게 어떤 도도함이 느껴진다. 장미를 꺾으려 하면 가시에 찔리는 것을 감수 해마만 하는 꽃이라서 그럴 것 같다. 사람도 적당히 도도하고 헤프지 않은 사람이 매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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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도서관 일을 마치고 걸어 나오는데 유난히도 꽃 색갈이 예쁜 장미가 피어 있어 사진을 찍었다. 매일 살아가는 내 일상 중 예쁜 꽃을 보면서 휴대폰에 담아 저장하는 게 일이다. 이 토록 소소한 일에 마음을 주고 즐기는 일, 작은 일처럼 보이지만 내게는 내 삶을 기록하는 일이라서 큰 의미가 있다.


지나온 날들 무심히 보냈던 시간들도 지금은 내가 주인이 되는 시간에 초점을 맞춘다. 내 삶의 나머지 시간이 짧기 때문 일 것이다. 의미 없는 사람을 만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스스로에게 집중하고 몰입하는 것이 훨씬 더 인생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꽃 사진을 찍고 멋진 풍경도 사진을 찍어 글을 쓰고 이보다 더 즐거운 놀이가 어디 있으랴. 80대 할머니인 나이에. 나는 정말 멋지게 할머니로 살고 싶다. 멋짐이란 외모보다는 내 안에 담겨 있는 사고들, 사람과 사람이 마음을 나누는 일에도 소홀하지 않고 아름답게 꽃 피우기를 희망해 보다.


5월에 피는 꽃들이 사람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예쁜 꽃은 함부로 꺽지 못하도록 가시가 달린 게 아닌가 싶다. 야생화는 누가 심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알아서 피어난다. 오늘 산책길에 만난 꽃들이 예쁘다.

월명 호수에 수련도 피었고 물가에 붓꽃도 피어나 자태를 마음껏 뽐내고 있다. 참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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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꽃 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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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계국 인동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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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겅퀴


호수에 잠긴 산 그림자가 운치를 더 해 준다. 5월의 꽃들을 보며 잠시 스치고 사라 질 꽃들을 보면서 마음 한편에 아쉬움이 남지만 어디 영원한 것이 있을 수 있을까. 우리 인간은 자연의 이치에 따라 살아갈 뿐이다.

꽃들의 삶을 보면서 사람들 삶도 배운다. 때가 되면 꽃이 지듯이 우리도 언젠가는 꽃처럼 지고 말 것이다.


오늘은 축제처럼 오늘을 즐기고 내일 일은 내일 돌아오는 데로 살아가면 되는 게 우리네 삶이다.

5월을 보내면서 아름다운 꽃을 보고 기뻐하고 행복한 마음을 내 안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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