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주는 여운

by 이숙자

봄 소낙비


봄비가 밤새 주룩주룩 내린다

누구 한 맺힌 서러움이라도 걸린 양

비 오는 소리는 그치지 않고

내리고 있다


대지위에 부딪치는 빗소리는

아프다고 소리치는 것만 같아

마음 한 편이 애잔해 오며

빗소리의 울음에 귀 기울인다

오늘 내리는 비는 마치 여름 장맛비

장대비처럼 쏟아지며

마음 안에 담긴 서러움을 토해 내려는 듯

그치지 않고 더 큰 소리로 울고 있다


장대비의 서러움을 누가 알 것인가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른다

오직 신만이 알고 계실라나

장대비의 서러움을 몰라

나도 장대비가 된다


시도 아닌 글을 형식도 없이 써 보고 있다. 시를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어제오늘 계속 비가 내리고 있다. 직장인도 아니면서 쉬는 휴일이 좋다. 비 오는 날 집안에 갇혀 놀잇감을 찾는다. 비 오는 날은 집안에서 빗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무언지 형용할 수 없는 것들이 내 속뜰에 안에 들어와 차분한 마음이 된다.


산책도 할 수 없어 집안에서 놀거리를 찾는다. 이런 날은 누구와 이야기하기보다는 그윽한 빗소리를 들으며 빗소리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내 반짇고리에는 예전에 수를 놓았던 천 조각들이 지금도 남아 있어 자기 쓰임을 기다린다. 천 조각으로 있을 때와 천조각을 만지며 무언가 그 위에 혼을 불어넣듯 시간을 덧씨우면 미숙하나 작은 작품이 된다. 아무 소음도 없는 고적한 시간, 빗소리가 내 방 안으로 가득 들어온다.


사람에게는 감정 서랍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오늘 지나가는 빗소리를 내 감정 안에 담고 나는 내가 하는 놀이에 집중을 한다. 잘하고 못하고의 차이가 아닌 내가 즐기는 일은 나를 더 기쁘게 해 주는 일이다. 가까운 지인에게 조각 천으로 마음을 담아 주고 싶다. 천에다 작은 꽃 그림을 그리고 곁에 마음을 나누는 지인의 시를 써서 톡으로 보내며 마음을 나눈다.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는 사람이 있음에 얼마나 다행인가. 그러나 무엇이든지 넘치지 않는 것이 중요함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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