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본질을 찾아서

이석진 PD

by 참새수다


무한한 콘텐츠의 바다에서, 당신은 어디로 향하고 있습니까?

매일 수천, 수만 개의 영상이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지만, 모두가 기억되는 것은 아닙니다. 화려한 편집 기술이나 자극적인 소재가 잠시 시선을 붙잡을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썰물이 빠져나가듯 거품 낀 관심이 사라진 뒤,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빛나는 콘텐츠는 무엇이 다를까요?

수많은 영상 속에서 살아남아 누군가의 마음에 가 닿는 일. 그 답은 결국 흔들리는 배 위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나침반'에 있었습니다.


첫 번째 질문

당신의 북극성은 무엇입니까?

망망대해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변하지 않는 기준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명확한 콘셉트', 즉 나침반의 북극성이라 부릅니다.

우리는 종종 "요즘 뭐가 터지지?"라며 유행을 좇기에 급급합니다. 하지만 위대한 콘텐츠는 우연히 탄생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제작자 자신으로부터 출발하는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땅 위에 세워집니다.

"내가 잘할 수 있고, 계속할 수 있으며, 지치지 않을 것.


이 담백하지만 묵직한 문장을 마주하는 순간, 가슴 한구석이 찔려옵니다. 남들의 속도에 맞춰 달리다 정작 내가 무엇을 좋아했는지,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잊어버린 적은 없었나요?

아이디어는 두루뭉술해서는 안 됩니다. 명확하고 구체적일 때 비로소 제작자도, 시청자도 길을 잃지 않습니다. 단순히 '좋아요'를 누르고 스쳐 지나가는 영상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소장하고 싶은" 이야기가 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연결의 증거일 것입니다.


두 번째 질문

시대라는 지도를 읽고 있습니까?

북극성을 찾았다면, 이제는 발밑의 지형을 살필 차례입니다. 아무리 좋은 생각도 시대에 맞는 그릇에 담기지 않으면 그 힘을 잃기 마련입니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땅은 '모바일'이라는 거대한 대륙입니다. 이곳에서 시청자의 집중력은 우리를 오래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3분. 누군가에게는 찰나처럼 짧은 시간이지만, 모바일 환경에서는 승부가 결정되는 골든타임입니다.

복잡한 자막이나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과감히 덜어내고, 핵심을 간결하게 전달하는 것. 이것은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배려의 문제입니다.

과거 아나운서들이 연기하는 짧은 드라마 형식으로 화제를 모았던 <사랑해요 우리말>은 이러한 통찰의 좋은 예시입니다. 당시에는 낯설고 파격적이었던 이 시도는, 형식이 콘텐츠의 생명력을 어떻게 불어넣는지 증명해 냈습니다. 시대의 흐름을 읽고 그에 맞는 옷을 입히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마지막 질문

나침반을 쥔 손은 따뜻합니까?

방향을 가리키는 북극성과 길을 보여주는 지도가 있어도, 결국 나침반을 들고 걸음을 떼는 것은 '사람'입니다. 모든 기획과 영감의 근원은 차가운 기술이 아닌,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태도에 있습니다.

진정한 크리에이터는 프레임 안의 세상을 지배하려 들지 않습니다. 대신 한 걸음 물러나 프레임 밖의 시대정신을 읽어내는 '관찰자'가 됩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비범함을 발견하고 기록하는 습관, 그것이 세상을 보는 눈을 바꿉니다. AI가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드는 기술의 시대일수록, 그 안에 사람의 숨결을 불어넣는 것은 오직 우리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영역입니다. 차가운 기술에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더하는 것, 그것이 미래의 창작자가 갖춰야 할 모습 아닐까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은 바로 '실행'입니다. 머릿속의 상상은 결과물로 증명될 때 비로소 가치를 갖습니다.

지금 당신의 프레임은 무엇을 향하고 있습니까?

혹시 길을 잃었다고 느낀다면, 잠시 멈춰 서서 당신만의 나침반을 꺼내보세요. 당신이 진정으로 사랑하고 지속할 수 있는 그곳, 그 북극성을 향해 묵묵히 걸음을 옮길 때 당신의 이야기는 비로소 세상에 닿을 것입니다.


이석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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