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의 수명을 지불하고 산 1초

가상소설

by 참새수다

우리는 종종 시간이 "돈"이라고 말하지만, 그 말을 진심으로 체감하며 사는 사람은 드뭅니다. 흘러가는 1분 1초가 아까워 발을 동동 구르는 순간조차, 사실 우리는 그 시간의 진짜 무게를 가늠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여기, 자신의 남은 생에서 가장 찬란할지도 모를 10년을, 고작 눈 한번 깜빡일 '1초'와 맞바꾼 한 남자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타인의 눈에는 어리석어 보일지 모를 이 거래가 왜 그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합당하고 절실한 선택이었는지, 그 1초의 궤적을 따라가 봅니다.


종로 뒷골목 어딘가, 지도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낡은 시계점 '크로노스'의 문이 열렸을 때, 진우라는 남자가 원한 것은 젊음도, 부귀영화도 아니었습니다. 그는 단지 3년 전 어머니의 임종 순간, 그 찰나의 1초를 되사고 싶어 했습니다. 말기 암으로 투병하던 어머니가 마지막 숨을 거두던 그 순간, 굳어버린 혀 때문에 전하지 못한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가 지난 3년의 시간을 지옥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시계점 주인은 그에게 잔여 수명 10년을 대가로 요구했습니다. 보통의 셈법으로는 도저히 성립될 수 없는 불공정한 거래였지만, 진우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에게 앞으로 살아갈 10년은, 과거의 1초가 주는 죄책감을 짊어지고 살아야 할 고통의 연장에 불과했으니까요.


그렇게 얻어낸 기적 같은 1초의 시간. 다시 3년 전의 병실로 돌아간 진우는 깨달았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입 밖으로 내뱉기엔 1초가 너무나 짧다는 것을 말입니다. 주어와 서술어를 갖춘 언어는 생각보다 느리고, 죽음은 생각보다 빨랐습니다. 그 절체절명의 순간, 그는 말을 포기하는 대신 본능적인 선택을 합니다. 말라버린 어머니의 손을 자신의 두 손으로 힘껏 감싸 쥔 것입니다. '엄마, 나 여기 있어요. 사랑해요. 미안해하지 말고 가세요.' 그 수만 가지 언어를 체온이라는 하나의 감각으로 압축하여 어머니에게 전송했습니다. 놀랍게도 그 짧은 접촉의 순간, 고통으로 일그러졌던 어머니의 미간이 편안하게 풀리는 것을 그는 목격합니다. 백 마디의 미사여구보다, 맞잡은 손의 압력과 온기가 더 깊은 진심을 전달한 것입니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 진우의 수명은 10년이 줄어 있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삶은 그 어느 때보다 길고 충만해졌습니다. 가슴을 짓누르던 거대한 회한의 바위가 사라진 자리에, 어머니와 마지막 온기를 나누었다는 안도감이 채워졌기 때문입니다. 그는 10년을 잃은 것이 아니라, 앞으로 살아갈 이유를 얻은 것일지도 모릅니다당신에게 1초는 어떤 의미인가요? 무심히 흘려보내는 지금 이 순간이, 훗날 10년의 시간을 주고서라도 되돌리고 싶은 간절한 1초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 자주 잊고 삽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눈을 바라보는 일, 따뜻한 밥 한 끼를 나누는 일, 잡은 손에 힘을 주는 일. 이 모든 것은 1초면 충분히 시작할 수 있는 기적들입니다. 부디 당신의 1초가 훗날 후회의 비용으로 치러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금 당신 곁에 있는 소중한 이에게 건네는 눈빛 하나, 손짓 하나가 훗날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가장 비싼 1초가 될 테니까요. 시간은 되돌릴 수 없기에 잔인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지금 이 순간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것입니다. 저도 10년을 팔아 되돌아 가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제 상상 글 였지만 날 풀리면 종로 시계방 이런 곳 있나 찾아보러 나들이 갈렵니다 찰나의 순간은영원한 잔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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