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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어 참견러 Mar 06. 2023

생일 그리고 축복(축복),

장영희, 2006-  

 18, 19세기 영미 시의 대표작 중에 다소 이해하기 쉽고, 삶과 친숙한 시를 골라 한글로 번역하고, 시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더불어 소견을 쓴 시집이다. 우선 장영희 교수의 인생의 고난을 상상할 때 그 무게감과 고통이 상상하기 힘들었다. 그래도 고난을 통해 얻었을 인생의 깊이와 통찰을 기대하며 읽게 되었다. 한글로 영시의 느낌을 살리고 운율까지 맞추느라 애쓰신 흔적이 보였고, 설명도 가볍고 편안하게 대중이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한 듯하다. 그렇기에 깊이가 생각보다는 깊지 않은 듯해 아쉬움이 남기도 하였다. 하지만 오랜만에 영미 시를 접하게 된 계기가 되었고, 대부분 유명한 시이고, 친숙한 주제였기에 각 시를 소리를 내어 읽으면서 운율과 강세를 느끼면서 시인들의 감성에 조금이나마 동화되고자 했다. 


그중 the drinking song, barker, fairy tales, builds me a son, mother to son, inscription on the monument of a dog 등 삶의 익숙한 일상의 편지글과 같은 시구들이 신선했다. 물론, 맥아더의 builds me a son은 아들의 침대 맡에 한동안 놓여 있었기도 하지만 말이다.      

William Stafford(미 시인, 영문학자(1914-1993), 2차 대전 당시 양심적 참전 거부자로 대신 봉사활동을 함, 시집 <traveling through the dark(1962) fh 전미도서상 수여)


The way it is       

 There’s a thread you follow. It goes among 

things that change. But it doesn’t change. 

People wonder about what you are pursuing. 

You have to explain about the thread.

 But it is hard for others to see. 

While you hold it you can’t get lost. 

Tragedies happen; people get hurt 

or die; and you suffer and get old. 

Nothing you do can stop time’s unfolding. 

You don’t ever let go of the thread.

- William Stafford(미 시인, 영문학자(1914-1993)     


삶이란 어떤 거냐 하면

내가 따르는 한 가닥 실이 있단다. 변화하는

것들 사이를 지나는 실. 하지만 그 실은 변치 않는다.

사람들은 내가 무엇을 따라가는지 궁금해한다.

너는 그 실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그렇지만 다른 이들에겐 잘 보이지 않는다.

그것을 잡고 있는 동안 너는 절대 길을 잃지 않는다.

비극은 일어나게 마련이고, 사람들은 다치거나

죽는다. 그리고 너도 고통받고 늙어간다.

네가 무얼 해도 시간이 하는 일을 막을 수는 없다.

그래도 그 실을 꼭 잡고 놓지 말아라.

 -장영희 교수의 번역     


  이 시에서 말하는 실과 같은 존재가 나에게도 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방황하던 젊은 날의 인생길에서 환한 등불과 같이 나의 인생길을 비춰 준 것은 바로 성경이다. 신이 인간을 향해 쓴 러브스토리. 인간의 가치와 더불어 인간이 살아갈 방향을 알려주는 인생 나침판. 길을 잃고 헤맬 때 더듬어 붙잡고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밝은 길을 찾도록 인도해 주는 실과 같은 존재이다. 이 시구처럼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야 하지만,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이 실은 믿음이라는 마음의 눈이 있어야 보이기 때문이다. 이 실을 잡고 나는 지금까지 여러 어둠 속을 담담하게 걸어 나왔고, 또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A psalm of Life     

Henry Wadsworth Longfellow(미 시인, 1807-1882, 하버드 교수, 단테 신곡번역에 붙인 소네트 <신곡>이 최대 걸작으로 꼽힘     

Tell me not, in mournful numbers,

Life is but an empty dream!...

Life is real! Life is earnest!

And the grave is not its goal...

Trust no future, howe’er pleasant!

Let the dead Past bury its dead!

Act,- act in the living present!...

Let us, then, be up and doing,

With a heart for any fate;

Still achieving, still pursuing,

Learn to labor and to wait.      


  현재나 미래가 아닌 오늘, 행동하며 노력하며 도전하며 살 것을 촉구하는 연설문과 같은 시이다. 이처럼 교훈적인 메시지를 담은 시를 didactic poem이라고 하는데, 오늘 최선을 다할 것을 힘차고 강하게 말하고 있다. 원래 36행의 긴 소네트 형식이지만, 중간 부분은 생략하였다. 일부를 적어보면 But to act that each tomorrow Finds us farther than today...으로 이어진다. 특히, 죽은 과거는 죽은 이들이 묻게 하라는 시구는 마치 예수님이, 장례를 치르고 오겠다는 자의 말에, 죽은 자들은 죽은 자들이 장사 지내게 하라는 말씀을 떠오르게 한다. 


 ‘지금’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 유행처럼 돌기도 했지만,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금보다 더 귀한 오늘의 일상을 제대로 살지 못하는 현대인, 특히 미래의 운명에 두려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도전이 될 만한 시 이기도 하다. 또한, rhyme(압운)을 사용하여 미래의 pleasant(기쁨)만을 바라지 말고, achieving(성취하고) and pursuing(추구하며) 하되, 오늘이라는 present(선물)를 가지고, labor and wait(일하고 기다리라) 하라는 말은 마치 농부가 수확의 기쁨을 미리 느끼면서 씨를 뿌리는 것과 같이 오늘에 충실하고 행동할 것을 권면하는 것 같다.


 Fairy Tale

There once was a child

living every day

Expecting tomorrow

to be different from today

Gloria Vandebilt (미, 시인이자 패션디자이너)     

동화

옛날 날마다

내일은 오늘과 다른 길

바라며 살아가는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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