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독서모임 책 고르는 법& 주의할 점

by 쉼표구름

독서모임의 꽃은 책이다. 어떤 책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독서 모임마다 피우는 꽃은 향기와 모양, 색도 다르다. 독서 모임에서 읽을 책을 고르는 방법은 무엇인지, 주의할 점은 뭐가 있는지 함께 고민해 보자.




내가 지켜본 독서 모임들 중에는 함께 읽을 책을 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각자 다른 책을 읽는 것인데, 이와 같은 경우엔 독서보다는 루틴 형성에 초점을 맞춘 경우다.




독서 모임의 목적을 '독서 루틴 만들기' 쪽으로 잡았다면, 책 이야기를 나누기보다는 루틴을 잘 지켰느냐 안 지켰느냐의 형식으로 모임이 진행될 테니, 각자 다른 책을 읽어도 큰 상관은 없을 것이다.




그런 몇몇의 모임을 제외하면 대다수의 독서모임에서는 함께 읽을 책을 미리 선정한다.




나 같은 경우엔 각자 다른 책을 읽는 것보다 동일한 책을 함께 읽는 독서 모임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랬기에 독서 모임을 운영하겠다고 마음먹었던 순간부터 도서 리스트 작성에 들어갔다. 함께 읽고 싶은 책의 목록을 작성하고, 그 책을 선택하려고 하는 이유도 적어 두었다.




그렇다면 그 목록은 어떻게 작성되었을까? 지금부터 소개할 독서 모임 책 고르는 법에 대해 쭉 이야기 나눠 보도록 하자.




[책 선정 방법]

1. 독서 모임의 목적에 맞는 책

운영하려는 독서 모임의 목적은 무엇인가? 독서 모임을 운영하려는 목적이 있다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실질적인 방법이 담긴 책, 목적을 꾸준하게 상기시켜 주며 동기부여에 도움 되는 책, 목적으로 가기 위한 과정에 도움이 될만한 책 등을 떠올리며 책을 선정할 수 있다.




내가 운영하는 독서 모임은 엄마들의 나다운 성장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그렇다면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도서가 필요할까?




고민 끝에 두 가지의 큰 기준을 만들게 되었다. 첫 번째는 마인드셋을 도와줄 책, 두 번째는 실행력을 높여주는 책, 이렇게 두 가지다.




한 달에 2권의 책을 읽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두 가지 기준에 부합하는 도서로 각각 한 권씩 선정하면 된다.




이처럼 독서 모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요구되는 자질이 무엇이 있는가를 떠올려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도서 선정 기준을 세워두면 책을 고를 때 샛길로 새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성장을 위한 독서 모임에 추리 소설이 등장할 일은 없을 거라는 말이다.




독서 모임 1년 을 정리하면서, 그동안 읽은 책들을 쭉 정리해 보니 기준에 어느 정도 맞게 책을 선정해 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첫 번째 소개한 방법은 독서 모임의 목적이라는 큰 그림을 먼저 그려 놓고, 세부적인 것들을 고려해 도서를 선정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2. 도서 장르를 정한다.

어떤 장르의 도서를 선정할 것인지 기준을 세워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독서 모임의 목적을 정해 두었다면, 장르 정하기가 더욱 수월해진다.




내가 운영하는 독서 모임의 경우 마인드셋과 실행력을 높이는 책으로 고른다는 기준이 정해졌기에 그에 상응하는 도서 장르를 선별해 내는데 어려움이 덜했다.




마인드셋을 도와줄 책을 장르로 찾아봤더니 자기 계발서와 인문학서에서 고를 수 있었다. 실행력을 높이는 책은 실용서와 자기 계발서가 많았다.




이처럼 어떤 장르로 할 것인지 한계를 설정해 둔다면, 책을 고를 때 망망대해를 헤엄친다는 막막함을 조금 줄일 수 있다.





3. 모임원의 관심사 반영

독서 모임 책을 고를 때 모임원들의 관심사를 반영해 보자. 우리 독서 모임 멤버들의 관심사는 내 생각을 말하고 쓰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관심사를 반영하여 글쓰기에 관련된 책을 함께 읽기도 했다. 올해는 말하기에 관한 책과 생각정리에 관한 책도 함께 읽으려고 적어 두었다.




이런 것처럼 멤버들의 관심사를 인터뷰하여 적어 두었다가 관심사에 맞는 도서를 선정해 함께 읽는 방법도 있다.




처음 시작하는 독서 모임이라면 사전에 멤버들에게 설문지 작성을 부탁해 둔다. 설문 내용을 바탕으로 도서 선정 시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4. 분량과 난이도를 고려하자.

책을 꾸준하게 읽었던 사람들이라면 다소 길고 어려운 책도 읽어 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만일 독서 모임 목적 자체가 벽돌책 깨기나 고전 소설 읽기라면 모를까 그 외 독서 모임에 참가하는 분들을 보면 평소에 독서를 잘하지 못해서 꾸준하게 습관을 기르고 싶어서인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에 정해진 기간 동안 완독하기 너무 긴 분량이거나 독서 모임원들이 포기할 수 있을지도 모를 난이도가 터무니없이 높은 책은 피하는 것이 낫다. 독서 모임 운영을 길게 했다면 한 번쯤 모험을 해 봐도 좋겠지만 그 또한 멤버들과 상의를 해본 뒤 결정해야 한다. 너무 욕심낸다면 멤버들이 줄줄이 이탈해 버릴지도 모른다.




5. 이 달의 키워드를 정한다.

이 달의 주제를 정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예를 들어 내가 운영하는 프롬미 북클럽에서는 2024년 6월 키워드를 '태도'로 정했다. 그래서 선정한 책은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된다>와 <참 괜찮은 태도> 두 권이었다. 이처럼 하나의 키워드를 정해서 그 주제에 맞는 책을 선정한다.




6. 추천 책 목록 찾아보기.

그럼에도 책 고르기가 너무 어렵다면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추천하는 도서를 찾아보는 방법도 있다. 조금만 검색을 해 보아도 인생에서 꼭 읽어 봐야 할 책 목록, 독서 모임하기 좋은 책 목록 등 다양한 추천 도서 목록을 찾아볼 수 있다. 쳇 gpt에게 추천받아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책 선정 시 주의할 점]

1. 책 검증 시간을 갖자.

예전에 한 독서 모임을 참여했을 때의 일이다. 3권의 책을 한 달 동안 읽어야 했는데 선정된 모든 책이 출간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간도서였다. 도서관에도 없는 책이라 모두 구입해서 읽어야 했다. 트렌드에 맞춰 급하게 나온 책도 있어 실망스러운 부분도 물론 있었지만, 대부분의 멤버들이 성실하게 참여하며 책에 대한 소감도 나누었는데 문제는 리더였다.




모임이 시작된 지 2주가 되었을 때 책을 구입했다며 구매 인증이 올라왔다. 그리고 책을 읽고 나서는 이렇게 형편없는 책인 줄 몰랐다면서 실랄한 비판만이 가득한 소감을 들려주었다.




그런 경험을 한 뒤 내가 독서 모임을 운영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스스로와 약속한 것이 있다. 책을 선정할 때 되도록이면 한 번 이상 읽어본 도서 중에서 선택하자는 것과 부득이하게 읽어보지 못한 도서일지라도 목차와 프롤로그를 꼼꼼하게 읽고 독자들의 리뷰를 찾아보는 정도의 검증은 거치자는 것이다.




책을 선정할 때 너무 정보가 없거나 남들이 좋다는 의견만을 전적으로 신뢰하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나름의 검증 시간을 거쳐 보면 좋겠다.




2. 장르를 정해 놓았다고, 꼭 고집할 필요는 없다.

독서 모임의 도서를 선정하기 위해 장르를 미리 정해 놓으면 도움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지만 장르를 정해 놓았더라도 모임의 목적이나 멤버들의 니즈에 맞는 책이라면 선정해도 무방하다.




최근 도서 시장을 살펴보면 장르는 넘나드는 책이 출간되고 있다. 에세이라고 분류되어 있지만 실행력을 강조하며 방법에 관한 내용인 경우도 있고, 철학서라고 하지만 필사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책도 있다. 이처럼 독서 모임에서 책 선정도 정해둔 장르에 너무 국한하지 말고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길 바란다.




3. 논란의 여지가 있는 책은 주의한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책은 고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너무 편향적인 사고방식으로 불편하게 만들거나 억지스러운 주장으로 쓰인 책, 혹은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를 사실인 것처럼 포장해 놓은 책을 고르지 않도록 유심히 살펴야 한다.




4. 멤버들과 소통을 하라.

마지막으로 책을 선정한 책에 대해 멤버들과 소통을 많이 해야 좋다. 처음 책을 선정할 때 어떤 책인지에 대해 짤막하게 소개한다. 그리고 책을 모두 읽은 뒤 토론하는 자리에서 책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한 번 더 설명해 드린다. 처음부터 그 책을 선정했던 이유를 상세히 설명하지 않는 이유는 혹여나 책에 대한 결론을 어느 정도 내려놓은 뒤 읽으면 안 될 것 같아서다.




이 책이 우리 모임의 성격과 어떤 부분이 맞는지, 이 책을 읽고 어떤 것을 느꼈기에 선정했는지, 어떤 가치를 배우셨으면 좋겠는지 등등을 주로 소개한다. 물론 이것은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다. 때로는 고심해서 고른 책이 멤버들에게는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그런 경우엔 멤버들의 피드백을 꼼꼼하게 듣고 메모해 둔다. 다음 책을 고를 때 반영하려고 노력하기 위해서다.




혼자 읽는 책의 선정이 아니라 독서 모임에서 함께 읽는 도서를 고르는 것이니, 도서를 선정할 때 멤버들을 떠올리며 객관적인 입장에서 고르려고 노력해야 한다.








독서 모임에서 책을 잘 선정하면 모임원들의 참여 증진을 돕고 모임의 분위기를 좋게 만들 수 있다. 그렇지만 너무 완벽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




모임을 새로 시작할때마다 만족스러운 책 선택을 위해 늘 고민하지만 모든 멤버들을 만족시키는 책은 많지 않았다. 어쩌면 현실적으로 그런 책을 찾기란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때로는 책 선정을 잘 못했다는 생각에 의기소침해질 때도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끊임없이 독서 모임에 도움 되는 책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책 전부가 마음에 들지는 않더라도 책의 어떤 한 부분이라도 멤버들이 가져갈 수 있는 게 있을 거라는 바람을 가지고 말이다.




우리 모임과 어울리면서 멤버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보면 반드시 진심은 통할 것이다. 우리가 함께 독서 모임을 하는 이유는 함께 성장하기 위함이니까 리더도 그렇게 성장해 나가면 된다.

keyword
금요일 연재
이전 08화독서 모임 운영에 쓸모 있는 디지털 도구 5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