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내 인생의 쉼표

by 쉼표구름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힘들고 지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럴 때 잠시 멈춰 설 수 있도록 돕는 나만의 방법이 있으신가요? 저에게는 글쓰기가 그런 역할을 해주는 것 같습니다. 조급한 마음이 들 때마다 잠시 멈춰 쉬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갑갑함 속에서 숨 쉴 틈을 찾아 주기도 했습니다. 글쓰기는 내 인생의 쉼표였습니다.


글쓰기를 처음 만난 건 초등학교 4학년 때였습니다. 당시에는 토요일에도 등교했고, 2주에 한 번 특별 활동 시간이 있었죠. 자신의 취미와 특기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친구들은 모두 영화반에 들어가자고 했지만, 2주마다 들어가는 영화 티켓 값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아 고민 끝에 글쓰기 반을 선택했습니다. 그 선택이 제 인생을 바꿨어요.

글쓰기 반 선생님께서 글을 꽤 잘 쓴다고 칭찬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전까지는 특별히 뭘 잘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처음으로 내게도 잘하는 게 있는지를 느끼는 순간 정말 기뻤습니다. 형편이 어려워 친구들과 영화를 보러 가지 못해 속상했던 마음도 순식간에 가라앉았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진학 상담 때도 저는 글쓰기로 마음을 정리하곤 했습니다. 이맘때 친구들은 어떤 대학에 가고 싶은지, 현재 성적으로 가능한지 고민합니다. 하지만 제 고민의 내용은 조금 달랐습니다. ‘대학에 갈 수 있을까? 빨리 돈을 벌어야 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죠. 어떤 날엔 대학에 갈 방법을 적어보고, 어떤 날엔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결국 글쓰기를 통해 마음을 정리한 후, 대학 대신 취업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 선택이 버거웠지만, 글쓰기가 늘 저를 붙잡아 주었습니다. 현실은 숨 막히지만 글쓰기를 하며 잠시라도 숨을 내뱉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글쓰기가 있어서 그때 어긋나지 않고 잘 이겨냈던 것 같아요.

친구들이 대학 생활을 즐기고 있을 때, 저는 회사 화장실에서 몰래 눈물을 훔치던 스무 살 시절이 있었습니다. 학교와 달리 직장은 전쟁터 같았고, 선배들의 짧은 말 한마디에도 상처받곤 했습니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친구들의 연락이었어요. 그들의 새로운 시작을 진심으로 축하했지만, 마음 한편에는 ‘나는 왜 이렇게 초라할까?’ 하는 감정이 자리 잡곤 했습니다. 회사 일도 힘들었지만, 더 힘든 건 초라해지려고 하는 내 마음과 싸워 이겨내는 것이었죠. 밤마다 일기장을 펼쳐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괜찮아 잘하고 있어, 앞으로는 조금 더 좋아질 거야.’ 글쓰기는 어린 나이에 시작한 사회생활을 버팀목처럼 지켜 주었습니다.

전업맘으로서의 시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몸은 변하고, 일상은 반복되고, 사회와 멀어진 것 같아 우울감이 찾아오기 쉬운 시기죠. 직장에서는 경력과 성과가 쌓이지만, 육아와 살림은 티가 나지 않습니다. 매일 열심히 하는데도 늘 고여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블로그에 글을 썼습니다. 책에 관한 생각을 적고, 그날의 육아 일기를 남기며 ‘엄마’라는 역할에서 잠시 벗어나 ‘나’로서 숨 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시간이 지나 다시 그 글들을 읽어보니, 그것이야말로 내가 잘살고 있다는 증명이 되어주더군요.


돌아보면 글쓰기는 제 삶의 고비마다 저를 붙잡아 준 힘이었습니다. 잠시 멈춰 숨을 고르게 해주는 쉼표였고, 현실을 버텨낼 수 있게 돕는 페이스메이커이기도 했습니다. 엄마들에게 글쓰기가 필요한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매일 같아 보이지만, 그날의 감정은 늘 다르고, 반복되는 일에도 마음의 상태는 매번 달라지니까요. 글을 쓰다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내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애쓰고 있는지를요. 흩어져 있던 마음들이 정리되고,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이해하게 됩니다. 그 이해가 다시 하루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됩니다. 글쓰기는 결국, 나 자신에게 건네는 가장 따뜻한 쉼표입니다.

전문은 <엄마의 틈새 시간> 책에서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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