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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수경 May 11. 2024

생각 많은 나, 이런 내가 싫지만 또 좋다.

MBTI 검사만 하면 INFJ 만 나오는 나, 생각아 멈춰줘라!

주변인들, 다소 친하지 않는 사람과 친한 사람들이 아는 나는 다르다.

막상 주변 사람들과 깊게 친해지게 되면 다들 신기해 한다.

"이렇게 생각이 많은 사람이었어?" "진짜 보기보다 생각이 많고 속은 여리구나"

"속은 단단한 사람인 줄 알았는 데 속도 여렸네 생각이 참 많은 사람이구나" 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러면 나는 또 이런 말을 듣고 생각을 한다. 

"나도 날 잘 모르겠는 데, 어떻게 이렇게 타인은 나를 잘 알지? 어떻게 알았지?" 라며 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한다. 정말 나도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 데 그냥 생각이 많다.


그래서 어디서나 나의 단점은 생각이 많은 것이라고 얘기를 하고 다닌다.

생각이 많아서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하고 스스로 피로도도 높은 타입이라고,

이런 나의 모습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꽤나 많았다. 복잡하고도 복잡해서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고.


언제는 내가 다소 생각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싫었다. 

스스로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일들도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을 볼 때 

스스로 피곤함을 느꼈고 내 성격이 싫기도 했다. 


특히 가까운 사람에게 듣는 "넌 너무 생각이 많아서 까다롭고 별로야"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는 더더욱 이런 성향이 싫었다. 그러다보니 생각이 많아서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아도 꼭꼭 숨기기도 했고, 내 복잡한 것들을 드러내지 않고 꼭꼭 숨겨두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이때의 나는 날 참 많이 미워했던 것 같다. 


왜 이렇게 나는 생각이 많은 사람일까? 그냥 좀 단순하게 살 수는 없는 건가?

하나하나 그렇게 의미를 부여하면서 사니까 스스로 토라지고 기대하고 오해하는 게 아닐까? 

나 스스로 왜 이렇게 마음에 들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미워했다. 


그러면서 22년~23년 쯤 리추얼이 유행하기 시작했고 그 이후부터는 나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려고 했다. 

그때는 주변에서 그런 이야기들을 들으니 스스로를 탓하기 바빴는 데, 나에 대한 질문들, 나에 대한 탐구와 생각을 하다 보니까 분명 이러한 나 있는 그대로를 좋아해줄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일단 왜 스스로 그렇게 생각 많은 게 싫은 건지, 그럼 어떤 생각을 하는 내가 싫은 건지에 대해서 

스스로 질문하고 또 질문했다. 생각 많은 게 싫은 것보다는 생각이 확장되면서 걱정하고 불안해 하는 내 자신이 싫었던 것 같다. 그런 모습들을 주변 가까운 사람들이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았을까? 


나에 대한 질문과 생각을 끊임없이 하다보니,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1) 일단, 나에 대한 질문과 생각이 많으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지친 지를 알 수 있다.

2) 나 스스로를 아끼게 될 줄 알게 된다. 나를 더 이해하고 내 마음, 내 상태에 대해서 내가 제일 잘 알게 된다.

3) 나를 잘 알게 되니까 남을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 사람은 미워하지 말되 상황을 미워하자.

4) 자기 객관화를 통해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내가 못하는 것을 알고 업무적, 개인적인 나에게 도움을 준다.

5) 내 미래를 더 생각하고 고민하고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계속 생각하면서 느리지만 언젠간 달성한다.

6) 상상력을 발휘해서 논리력 기반으로 아이디어를 낸다. 실제로 실행해보고 분석하는 역량은 내가 업무하는 데에 있어 가장 강점인 부분이다. 이러한 나의 강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쩌다보니 계속 생각하고 아쉬웠던 건 뭔지 생각하게 되면서 스스로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된 것 같다.


내가 두려워하는 원인이 무엇인 지, 불안한 이유는 무엇인 지 생각하고 원인을 알아가려고 하다 보니

해소하는 방법도 나름 터득할 수 있게 되고 굳이 주변인에게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그치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한 사람이라면 나의 감정을 공유하고 싶은 욕구는 여전하다. 


나는 감정을 공유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것을 좋아한다. 사실 주변 사람들은 이런 것을 버거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런 내가 신기하다고 하는 사람도 많았고 대화가 통하지 않다보면 상대방도 날 어려워하고 나 스스로도 그 사람이 어려워져서 멀게만 느껴지기도 했다. 


내가 감정과 생각을 공유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봤는 데,

나 스스로가 생각이 많으니까 섣부르게 추측하고 싶지 않아서 그 사람의 생각을 궁금해하고

공유 받기를 원해하는 것 같다. 이런 나의 바람이 어느 누군가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치만 이제는 안다. 그런 사람은 그냥 나와 맞지 않은 사람이란 걸.

서로 솔직하게 표현하고 얘기하고 대화를 많이 한다면 더욱 깊은 관계가 되지 않을까.


이 생각은 변함없고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는 말에 크게 공감한다.


처음엔 생각이 많은 내가 싫고 답답했지만 지금은 이렇게 생각이 많은 나이기 때문에

나를 위해서 계속 노력하고 또 성장하고 내 마음과 몸 상태를 잘 알아주는 것 같다.


생각이 많은 사람이기 때문에 분명히 오는 장점도 있다. 나를 더 사랑해줘야지


김하온이 얘기한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넘치다 보면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고 더 커질 수 있다" 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남들을 사랑할 수 없으니까 나를 더 아껴주자. 

올해도 나와 더욱 더 친해지는 한 해가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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