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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자세

by 박수경

구독서비스? 응원하기? 이게 뭐지?

물론 브런치에서 처음 접한 건 아니다.

유튜브도 구독하기 좋아요를 눌러 달라고

영상 처음부터 간곡히 부탁하지 않는가?


브런치의 다른 점 차별화라면

브런치는 작가가 되는 일도 심사를 거쳐

승인이 되어야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이다.


멜론 바이브, 애플뮤직 지니와 같이 음원서비스를

받기 위해 일정 금액 지불한다.

하물며 쉽게 이용하는 쿠팡, 컬리의 다음 순서로

네이버 멤버십까지

이제 구독을 넘어 가격도 점차 오르고 있다.


이번 구독하기가 글쓰기를 더욱 부추길까

오히려 상업적인 글쓰기가 되어 사기를

떨어 뜨릴까?


비교적 늦게 브런치 작가에 입문한 나는

애정을 갖고 지켜볼 뿐이다.


창작하는 일은 쇼핑하거나 무엇을 구매하는 일보다

훨씬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일이다.


한 문장을 쓰기 위해서 때로 수많은 세월을 탕진해야

문장을 적을 수 있는 긴 깨달음의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은 빈부를 뛰어넘어 누구에게나 주어진

차별 없는 공동 자산이다.

하늘, 별, 바람, 햇살 같이 지불하지 않아도

누릴 수 있는 귀한 특권이다.


글은? 글은 무엇일까?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것일까? 아무나 읽고 누구나 쓸 수 있을까?


만약 글에 대한 나의 사용료가 필요하다면

그건 내가 살아온 나이에 대한 모든 환산값일 것이다.


만약 여행을 기록한 글을 쓴다면,

여행 내내 누리고 본 것

그 시간과 비용을 어떻게 글에 담을 것인가?


물론 아직 책으로 출간되지 않은 작가의 글을 무턱대고 구독하면서 지불하고 보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브런치 작가가 되고 겨우 몇 편의 글을 내놓으면서 분명히 알게 되는 것, 그 어떤 글도 가치를 매기기 힘들다는 것!


누군가의 호응 독자의 예리한 판단과 감동도 필요하지만 글을 쓰는 나 자신이 곧 최초의 글 쓴 완성본의 독자이기도 하니 스스로 검열하고 조금은 만족해야

이곳에 올릴 수 있다.


내 글을 읽는 최초의 독자인

나는 내 글을 구독할까?

구독하겠는가?


그런 마음으로 짧은 독백을 해 본다.

구독하고 싶은 글을 간절히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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