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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일

바닷가에서

by 박수경

차가운 겨울바다로 달려가는 너희들을 보면서

생명력을 본다.

뛰어가는 모습, 첨벙이는 물결

해가 눈부시게 비추는 그날을 감사해

세상에서 가장 풍요로운 사람이 있다면

바로 나일 거야 했다.

바랄 게 없을 만큼 좋은 상태란 어떤 것일까,

아마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서로가

같이 함께 걷는 순간일 거야!

오래 간직하고 싶은 시간을 포착해 사진으로 담아낼 때

어쩌면 그것은 박제되는 것 같아

언제든 그 시간 속으로 들어가서 그날을 꺼내볼 수 있잖아 때로 영원이란 이런 것일까.

시간의 조각을 가져와 지금과 맞추어 미소 짓다 보면

앞으로도 계속 좋은 그림으로 완성되어 갈 것 같아

꿈을 꾸며 바라게 된다.

좋은 일은 많은 말이 필요 없다. 그냥 좋더라,

슬픈 일들은 쏟아낼 말들이 많지만

사랑하고 살아가는 일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기록되지 못한 무수한 이야기들이

감추어진 것 같아.


겨울이 지나고 봄이 저절로 오는 게 아니라

봄은 깨어난다.

너희도 깨어나야 꽃을 피울 수 있다.

어릴 적 소풍을 가면 꼭 빼어놓을 수 없는 "보물찾기" 시간이 있었다. 선생님들이 대부분 나뭇가지나 나무 몸통에 보물찾기 종이를 꽂아 두곤 했는데 간혹 바닥에 뿌려 놓고 쉽게 찾게 하는 선생님도 계셨다.


바닥에 뿌려져 있었던 것을 찾았을 때보다

누구도 찾기 힘든 나뭇가지 사이나 나무 틈새 잘 보이지는 않지만 작은 돌을 들춰내거나 해서 찾았던 보물찾기 종이는 찾았을 때 그 환희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노트 한 권 정도가 선물이었지만

노트 한 권으로도 수많은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무슨 이야기든 빼곡하게 써 보자


특별한 보물은 찾기가 어렵지만

함께 할 때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너희들과 함께 하는 것

그것이 선물이자 보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감사하다.


온 우주가 너희를 응원하고

바다가

산이

하늘이

들판이

세계가

너희를 향해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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