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이 지나갈 때까지, 결혼을 하고 싶었다. 숙제 같은 느낌이었고 해내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 같았다.
30.7세 정도가 되자 신기하게도 결혼이 하기 싫어졌다.
그때 남편을 만났다. 단 한 번도 배우자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종류의 사람이었는데, 재미있었다.
30.3세에 만났다면 한번 보고 안 봤을 그 사람을, 30.9세에 만나 사귀게 되었고, 다시 결혼을 생각하게 되었다.
완벽한 가정을 만들고 싶었었는데, 남편과는 같이 살면 즐거울 것 같았다.
부모님은 모아둔 게 없고 이혼 가정인 남편을 반대했지만 전혀 힘들지 않았다.
남편과 결혼하는데 부모님의 허락이 필요하지 않았고 꼭 결혼을 당장 하지 않아도 상관없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서로 상처 주고 상처 받을까 봐 걱정이었다. 나중에 가족이 되었을 때 껄끄러울까 봐.
당연하게도, 우리는 결혼을 했다. 32.9세에.
다행히도 우리 부부끼리만 상처 주고, 상처 받아서 부모님들은 괜찮았던 모양이다.
나는 지금도 누가 물으면 2년 연애하고 결혼했어요 라고 대답하지 않는다.
연애 1년 반 하고 결혼 준비 반년 했어요 라고 대답한다.
남편과 만나고 사는 5년간, 그 반년이 가장 많이 싸웠던 때였다.
결혼하기 전에는, 엄마 아빠가 내편이고 남편과 시댁은 적군 같았다.
무찔러야 할 것 같았다.
결혼을 하고 나니 남편과 내가 한편이 되었고, 신기하게도 갈등이 없어졌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