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대가족은 처음이지 2

이게 보통인가?

by Riry

결혼 전후에, 첫 번째 관문은 가족이었다.

양가 조부모님 들은 다복하셨고, 다산하셨고, 우리는 적당히만 '요즘애들'이었던 탓에 개인주의가 덜했다. 친척들을 배제시킬 수 없다는 것은, 좋은 뜻만은 아니었다. 특히 결혼에서는.


우리 엄마는 10남매고, 아빠는 6남매. 시어머니는 7남매, 시아버지는 5남매.

정말이지 어마어마했다. 눈이 팽글팽글 돌았다.


처음은 우리 엄마였다. 사위가 눈에 안찬다. 이것도 없어? 그것도 없어? 라며 꼬치꼬치 캐물었다.

그러면서도 사람이 된 사람이라며 칭찬은 또 한다.

그 아이러니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해답은 몇 달간 엄마랑 대치하고 나서 찾을 수 있었다.

엄마가 비교하는 사람들. 나와 비슷한 또래 사촌들의 남편 스펙과 사위를 비교하고 있었던 거다.

엄마 눈에는 '친척 중에 군계일학'인 나와 결혼할 '우리 엄마의 사위'는 다른 집 사위들의 장점을 쏙쏙 골라서 빚어놓은 사람이었어야 하는 거였다.

고만고만한 사람들인데, 장점만 뽑아놓으면 어찌나 엄친아 들 이신지.

엄마가 원하는 걸 알고 나자 제압은 쉬워졌다. 가볍게 응수할 수 있었다.

엄마가 사촌 형부의 치명적인 장점을 말하면, 그 사람의 치명적인 단점을 말해주며 그런 사위 괜찮냐고 물어봐 주었다.

옳은 방법은 아니지만, 효과는 빨랐다. 다행히 엄마는 우리 엄마라 그런지 취향도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이었다.


다음은 시어머니였다. 갑작스럽게 이것저것을 요구하셨다.

요즘 그렇게 많이들 생략한다는 예단 및 기타 등등.

이번엔 대치가 안됐다. 우리 엄마가 아니라서. 남편을 쥐 잡듯이 잡았다.

효자가 아니었던 남편은 엄마랑 싸우고 해답을 들고 왔다.

'내 사촌 형들은 받았대.'


아쉽게도 시어머니한테는 엄마와 같은 방법을 쓸 수 없었다.

적당히 요즘애들인 나는 할 말을 다 하고 살 수가 없어서

'어머니 이모님처럼 집 해주시면 혼수 할게요'라는 말은 남편한테만 할 수 있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눈치가 더럽게 없지만 정말 안 해야 할 말은 삼킬 줄 아는 남편은 혼자 상처 받고 내 말을 먹었다. 대신 엄마 자존심도 챙기고 내 화남을 분노로 하향 조절시킬 수 있도록 눈물로 호소했다.


결혼하면서 느꼈다.

대가족의 그늘진 단면, 형제자매들이 자라 각각의 가정을 이루면 경쟁자가 된다.

조카 바보였던 이모 삼촌이 자식들을 비교하며 서로 자랑을 한다.

그게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첫 번째 변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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