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때 자주 생각했던 것은 '재능'에 관한 것이었다. '나는 글쓰기 재능이 있을까?''글을 잘 쓸까?'를 자주 생각했다. 객관적 잣대로 확인할 수 없는 그것을 확인하고 싶고 검증받고 싶었다. 잘 쓴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자기 확신도 갖고 싶었다.
그럼에도 답은 재능에 있지 않다. 답은 자발적으로 글을 쓰는 이유에서 찾아야 한다. 나는 왜 쓰고자 하는가? 나는 왜 쓰고 싶은가?
-글쓰기의 재능을 문장 구사력이라고 본다면 글방에 오는 이들은 일단 글쓰기에 재능이 있다. 오라는 사람도 가라는 사람도 없는 글 방에 제 발로 찾아와 2년이고 3년이고 꾸준히 글을 쓴다는 건 일단 글쓰기에 재능이 없으면 못 하는 일이다.
-글을 쓰는 일은 재능보다, 성실함보다, '용기'에서 비롯된다고 나는 종종 글방러들에게 말하곤 했다. '어디까지 쓸 것인가'는 '내 마음의 우물을 어디까지 들여다볼 것인가'라는 말로 바꿔 쓸 수도 있을 것이다.
-글을 쓰게 하는 본연의 힘은 하고 싶은 이야기 혹은 해야 하는 이야기가 있느냐, 그것도 얼마나 절실하게, 얼마나 혹독하게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어딘(김현아), 활활 발발
-'나한테 과연 글쓰기 재능이 있는 걸까? 재능이 없으면 글쓰기를 그만둬야 하는 거 아닌가?'(중략) 만약 제가 글쓰기를 그만둔다면 재능 없음을 비관해서가 아니라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없음을 비관해서일 거예요.(중략)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사람은 어떻게든 씁니다. 쓰다 보면 잘 표현하고 싶고 단어 하나도 고심하며 붙들고 다시 읽어보며 고치고. 이 노동이 실력으로 쌓이고 재능처럼 보이는 어떤 능력으로 길러지겠죠.
은유,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은유작가는 끝으로 덧붙인다. 글을 쓸 때 그림자처럼 따라오는 자기 의심은 오직 쓰는 행위에 몰입할 때만 자취를 감춘다고.
무엇을 말할 것인가? 무엇으로 나를 채울 것인가? 진정할 말이 있으면 재능은 생겨난다. 정말로.
나의 할 말. 일단은 오직 그것을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