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환대하는 마음
익숙한 생활권에서 지내다 이따금 낯선 장소(店)를 방문한다.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지만 새삼 맞닥뜨리는 일상의 장소들을. 그럴 때 자주 마음에 박히는 서사는 '단골이 있는 풍경'이다. 애초에 그곳에 존재했던 것 같은 가게와 마스터(マスター)와 단골. 애초에 그래왔던 듯 지극히 자연스러운 그들은 어김없이 동경을 자아낸다.
개인적 의견이지만 그러한 공간의 특징 중 하나는 포용력 아닐까.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공간이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이가 오면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는 포용력. 그러한 포용력은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등의 언어적 표현너머 존재하는 직관의 영역이기에 방문하는 이 또한 직관적으로 판단한다. 몸과 마음에 이끌려 그곳을 다시 방문하거나 혹은 방문하지 않거나.
그렇다면 단골이 있는 공간의 마스터는 누구인가? 늘 자영업을 꿈꾸는 나로서 (그 마음은 언제까지나 열려있다.) 마스터에 빙의해 보면 그는 마인드 컨트롤의 달인이 아닐까 싶다. 어떠한 마음 상황에서도 이 공간을 찾는 이를 맞이하겠다는 항상성(恒常性)의 달인. (※ 그 기류는 보이지 않아도 분명히 존재하기에 첫눈에도 단골임을 알 수 있는 이들이 존재하는 공간을 방문한 마음은 편했고, 그곳을 다시 찾고 싶었다.)
어느덧 후쿠오카의 삶이 3년 반에 접어들었다. 지내며 느낀 것은 사람의 보편적인 마음은 동일하다는 것이었다. 단정 짓기에 이르지만 그럼에도 감히 단정 짓는다면 (적어도) 이곳의 이들과 나의 마음은 그랬다. 마스터의 환대를 받으며 익숙한 공간에서 마음을 풀고 자신의 공간으로 돌아가는 일. 그들과 나 사이에 그 보편적인 정서가 존재함을 알기에 이제껏 이곳의 생활을 지속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단골이 있는 풍경. 그래서 그 풍경을 언제까지나 사랑하게 될 것 같다.
덧. 이 글을 쓰며 생각했다. 비록 지금 나의 오프라인 공간이 없어도, 나의 브런치 공간 또한 방문하는 이들에게 편안함을 내어주는 단골이 있는 풍경을 지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