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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술술북스 Aug 02. 2020

[간략 정리] 2020 청소년 독서 현실을 읽다

편집자가 말해주는 출판 이슈


"다시 초등학교로 돌아가라면, 정말 스마트폰을 최대한 늦게 샀을 거 같아요. 스마트폰을 손에 쥐는 순간부터 제 관심과 흥미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스마트폰을 안 사주면 좋겠지만 그러기는 어려우니 중학교 이후에 갖는 게 좋은 거 같아요. 저는 망한 거 같아요."(청소년 비독자―고등학생 인터뷰)


책을 읽지 않는 건 정말 '스마트폰' 때문일까? 청소년들은 독서를 어떻게 생각할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진행한 <2019 청소년 독자·비독자 조사 연구>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연구에서는 전국 17개 시/도의 초등 5학년~고등 2학년 2011명을 설문조사하고, 청소년, 부모, 교사 총 34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지난 7월 22일(수)에는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2020 청소년 독서 현실을 읽다> 포럼이 열렸고 연구자, 사서, 교사 등이 참여하여 간략하게 토의했다. 포럼에서 나온 이야기와 보고서의 내용 중에 편집자로서 인상 깊었던 것들을 정리했다.


(포럼 발표자료와 보고서는 <2020 청소년 책의 해(ㅊㅊㅊ)> 홈페이지에서 받을 수 있다. https://bookteen.net/forum001/)


1. 독서에 대한 흥미와 관심은 M자 모양으로 변한다

[설문] 귀하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독서생활을 떠올려 보고, 책에 대한 관심을 그래프로 그려 주십시오.


이번 2019년 연구는 2018년에 진행한 <2018 독자 개발 연구>의 후속연구다. 2018년 연구에서는 만 10세 이상 학생과 성인 총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60명 심층 인터뷰)를 했다. 여기서 독자의 전 생애에 걸친 독서에 대한 흥미와 관심의 변화를 나타내는 '생애 독서 그래프'를 볼 수 있다.     

그래프는 전체적으로 M자를 보인다. 초등학생 때까지 독서에 관심이 증가하다가 나이를 조금 먹어 중고등학생이 되면 감소하고(1차 감소), 청소년기를 마친 후 20대가 되면 조금 늘었다가 이후 계속 줄어든다(2차 감소). 이번 2019년 연구는 1차 감소의 원인과 해법을 알아보기 위해 수행됐다. 왜 중고등학생 때 독서에 흥미가 떨어질까? 근본적으로는 대입 준비(내신 관리, 수능 공부)를 하느라 책 읽을 시간과 여유가 부족해지기 때문일 것이다(심지어 부모도 대입 준비에 바쁜 자녀들에게 '책 읽으라' 말하기를 꺼리며 학생과 부모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교사도 독서 교육을 하기 어려워진다).


"교사평가에 학부모님 의견을 적는 란이 있었는데, 그게 역사였나? 뭘 읽고 정리해서 쓰는 게 있었어요. 거기에 학부모님이 쓰셨어요. 구시대적인 수행평가 방법 아니냐, 아직도 이런식으로 하시냐고. 독서 관련 과제 내면 학부모 항의도 많아요."(고등학교 교사 인터뷰)


2. 어린 학생일수록 더 이른 시기에 독서에 흥미를 잃는다

[설문] 나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독서생활을 떠올려 보고, 책에 대한 관심과 독서량을 그래프로 그려 주세요.


구체적으로 청소년들의 독서 관심도 그래프는 이런 모양을 보인다. 초등 저학년까지 관심이 높아지다가 고학년에 들어서며 떨어진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어린 학생일수록 독서에 대한 흥미가 더 이른 시기에 더더 큰 폭으로 감소한다는 점이다. 위 그래프에서 '초등 5~6학년' 부분의 수치를 보자. 지금의 고등학생과 중학생이 과거 초등 5~6학년이었을 때의 관심도는 54점 정도를 유지하는 반면, 지금의 초등학생이 보여주는 관심도는 46.5점밖에 안 된다. 더욱이 바로 전 시기(초등 3~4학년)의 관심도와 비교할 때 하락폭도 대단히 크다. 이후에 태어난 세대일수록 독서에 더더욱 흥미를 잃는다는 뜻이다.


"5학년 때부터는 시간 나면 톡으로 우리 집 올래? 해서 놀고 코인 노래방도 가고 친구들하고 노는 게 더 재미있어진 시기 같아요. 교실에서 혼자 책 읽고 있음 약간 아싸되는 거 같고 그때는 그랬어요. 근데 또 고등학교 때는 정말 시간이 없어서 틈틈이 언어영역 준비용으로 읽긴 읽는 거 같아요. 학원에서 프린트해준 리스트 정도로만 읽게 되죠."(청소년 비독자―고등학생 인터뷰)


3. 애독자와 비독자 사이의 차이가 크다


나는 책을 사랑하는 애독자일까? 연구에서는 독자 유형을 애독자, 간헐적 독자, 비독자로 나눴다. 애독자: 한 달에 한 번 이상 책을 읽음, 간헐적 독자: 1년에 한 번 이상 읽음, 비독자: 안 읽음(만화[웹툰], 교과서, 참고서 등은 제외). 애독자와 비독자(간헐적 독자) 사이의 간극이 큰 것을 볼 수 있다. 애독자는 한 달에 10.5권을 읽는 반면 간헐적 독자와 비독자는 2.7권과 2.3권으로 거의 5분의 1 수준이다(학습, 과제 평가를 위해 ‘반강제로’ 읽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특히 애독자는 다른 유형과 비교해 초등 고학년 이후에도 독서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줄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물론 실제 독서량은 애독자 또한 하락한다).     


어릴 때의 독서는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어느 정도 나이를 먹으면, 손에 스마트폰도 생기고 또래와 어울리는 것이 중요해지고 자아가 강해져 자신의 의지대로 하려는 경향이 생기는 등 부모의 영향력이 줄어든다. 부모가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시기에(어릴 적에) 자녀에게 어떤 독서 환경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향후 독서량이 달라지는 듯하다. 현재 독자 자녀를 가진 부모의 경우 책을 읽어주고 매주 아이와 도서관을 방문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해줬으나, 현재 비독자 자녀를 가진 경우 책 읽을 환경은 마련하되 독서 여부는 자녀의 자율에 맡기며 소극적으로 개입했다.  

   

"학교에서 자기가 읽기 싫은 책 읽어야 하는데 집에서까지 굳이 자기가 싫은 걸 읽으라고 하기는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원하는 걸 읽으라고 했더니 지금은 안 읽어요."(부모 인터뷰)


4. 정보를 얻기 위해 을 이용한다는 응답은 1.2퍼센트에 그쳤다

[설문] 필요한 정보를 주로 어디에서 얻나요? 번호를 골라서 □안에 써 주세요.


책은 정보를 얻기에 좋은 매체가 아닌 걸까(1.2%)? 대부분의 청소년은 정보를 포털 사이트(42.9%), 블로그나 SNS(25.6%), 유튜브나 팟캐스트 등 개인 방송(24.6%)에서 찾는다. 재밌게도 학교급별로 차이가 있다. 고등학생은 상대적으로 블로그나 SNS를 활용하는 반면에 초등학생은 그보다 유튜브를 훨씬 많이 찾는다.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세대 차이가 보인다. 유튜브에는 가짜뉴스니 선정적 영상이니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지만, 점점 더 유튜브가 정보 전달 매체로서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도 청소년들이 독서의 가치를 모르지는 않는다. 비독자 청소년들도 독서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은 인정한다. 그들은 독서를 꾸준히 하는 또래 친구들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사고의 폭이 깊고 표현력이 좋다, 생각을 조리 있게 전달한다, 집중력이 좋고 문맥을 빠르게 파악한다 등등. 비독자였다가 독자로 전환된 학생들은 책이 학업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는 좀더 눈에 보이는 효과를 언급하기도 하며, 진로를 찾는 데에 도움이 됐다고도 말한다.

  

"아무 생각이 없다가 생기부 채우려고 읽은 책에서 미디어 관련 분야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 미디어학에도 방향이 굉장이 많더라구요. 그래서 지금은 교보문고 갈 때마다 베스트셀러 위주로 미디어 관련 책을 사와서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공부가 잘 안 되면 읽어요. 관련 학과가 많아서 특히 어느 분야가 더 나한테 맞을지 이 책 저 책 보거나 인스타그램에서 관련 직업자들 찾아보면서 알아보고 있는 과정이에요."(청소년 독자―고등학생 인터뷰)


5. 중학생이 읽을 만한 책이 없다?!

[설문] 평소 책 읽기를 어렵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중요한 순서대로 두 가지를 □안에 써 주세요.


너무 쉽지도, 그렇다고 너무 어렵지도 않은 적당한 난이도의 책이란 뭘까? 독서에 대한 관심과 독서량이 줄어드는 초등 고학년~중학생 시기에 관해 부모 인터뷰를 해보면 다수의 부모가 중학생을 위한 책이 없어서 독서량이 줄어든다고 말한다. 중학생쯤 되면 어릴 적에 읽던 동화는 너무 유치해지고 성인용 책은 다소 어렵다고 이야기하며, ‘청소년 필수도서’로 추천되는 책들이 너무 성인에 맞춰져 있다고 하소연한다.


청소년 비독자 학생들의 반응도 살펴볼 만한다. 책 읽기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비독자 청소년은 다른 유형에 비해 '독서가 즐거웠던 적이 없어서'라는 응답을 훨씬 많이 했다(32.8%).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을 부모나 교사의 강요로 읽다가 책으로부터 점점 멀어질 수도 있겠구나 싶다. 다만 나는 이와 관련하여 '책의 난이도'가 근본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고 싶게끔 만드는 게 좋은 교양서라고 생각한다.


"논술학원을 다녔는데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고 친구들, 선생님과 대화를 하는 수업이었어요. 선생님이 지정해 준 책인데 저한테는 별로 흥미도 없었고 약간 어려웠어요. 2년 동안 다녔는데 논술학원 끊고 나서는 책을 거의 보지 않게 되었어요."(청소년 비독자―중학생 인터뷰)  
"필독서가 제가 쭉 보잖아요. 그게 청소년들이 읽기에 부적절한 책이 진짜 많아요. 되게 자극적이거나, 『모파상』 이런 책들 되게 야하거든요. 그런 책들도 되게 많고, 없는 책도 너무 많고, 과연 선생님들이 읽었을까 싶은 책들도 많은데, 초등학교 3학년때 독서 골든벨 책이 『징비록』이었어요. 그래서 선생님들이 이걸 생각하고 쓰는 걸까 싶을 정도로. 선생님도 어디서 발췌해서 내시는 것 같은 거예요."(부모 인터뷰)


6. 청소년들은 독서를 마이너한(아싸 같은)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설문] 평소에 나는 얼마나 자주 책이나 글을 읽나요? 각 활동마다 가장 가까운 경우를 골라서 v표 해 주세요.


"책 읽는 애들은 게이라고 해요"(고등학교 교사 인터뷰). 중고등학교의 한 학급에서 꾸준히 자유 독서를 하는 청소년의 비중은 약 10퍼센트 정도로 판단된다. 책을 읽지 않는 청소년이 대다수이다 보니 오히려 책을 읽는 친구가 이상한 취급을 받으며 놀림을 당한다. 책 읽는 애들을 '게이'라고 부르는 것도 놀림의 일종으로 보인다(청소년들 사이에 퍼진 동성애 혐오…도 심각한 문제지만 여기서 따로 다루진 않겠다).


그럼 청소년들은 '독서 활동'을 할 때 무엇을 많이 볼까? '하루에 한 번 이상' 읽는 것을 기준으로 가장 독서 빈도가 높은 것은 만화책(웹툰)이었다(47.2%). 만화책(웹툰)은 심지어 비독자 중에서도 34퍼센트나 되는 청소년이 매일 한 번 이상 읽는다(근데 나는 여기서 만화책과 웹툰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포럼에 참석한 어느 고등학교 교사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학생들에게 웹툰, 웹소설, 라이트노벨(라노벨), "그냥 책"(학생들의 표현) 중에서 무엇이 대중적이고 무엇이 마이너한지를 알려달라고 물어보니 그들이 이렇게 나열했다고 한다. [대중적임] 웹툰 > 웹소설 > 라노벨 > 그냥 책 [마니악함]. "쌤, 웹툰 보는 건 독서가 아니에요. TV 보는 거예요." 나는 오타쿠로서 라노벨이 꽤나 마니악한(덕후스러운) 매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학생들의 기준으로는 라노벨보다 그냥 책이 더 덕후스러운가 보다(조금 충격이다).


"제가 책을 바꿔서 갖고 다니는데 "선생님, 그거 허세이냐고 책을 왜 들고 다니냐? 선생님 책도 읽으세요? 그게 아니라 웬 허세?" 지금 지적이어 보이려고 들고 다니시냐? 그렇게 말해요."(고등학교 교사 인터뷰)


7. ‘독후감 쓰기말고도 다른 유익한 경험이 필요하다

[설문] 나의 독서 활동에 가장 좋은 영향을 준 항목을 두 가지만 골라서 □안에 써 주세요.
[설문] 아직 해 본 적이 없지만, 기회가 되면 경험해보고 싶은 항목을 두 가지만 골라서 □안에 써 주세요.


독서 활동에 좋은 영향을 준 경험으로는 '독후감, 독후 기록 활동'(29.6%) > '한 학기 한 권 읽기 활동'(24.4%) > '학교의 아침독서 시간'(24.0%) > '진로, 직업 관련 독서'(20.1%) 등등이 나왔다. 전반적으로 30퍼센트를 넘지 못하여 많은 학생에게 긍정적인 독서 경험이 매우 부족한 상태로 진단된다. 그렇다면 지금 하는 것 외에 독서 관련해서 청소년들이 해보고 싶어하는 경험은 뭘까? '작가와의 만남'(38.9%) > '책 쓰기, 출판 활동'(23.5%) > '책 축제, 책 전시회, 독서 캠프 참여'(19.3%)가 나왔다. '출판 활동'에 관심이 있다는 게 의외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출판사에서는 언제나 '예상독자'를 상정하고 책을 만든다. 나도 '청소년(중고등학생)'을 예상독자로 두고 책을 만든 적이 몇 번 있다. 그런데 만들어놓고 보면 과연 이 책이 청소년이 읽기에 적합한 책인지 의문이 들곤 했다. 난이도, 디자인, 문체, 소재 등등에서 나는 과연 실제 청소년의 성향과 상황을 얼마나 많이 고려했을까? 어떤 청소년도 읽고 싶어하지 않을 책을 만들고서는 그저 어른의 눈으로 '이건 학생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라는 기대를 담아 편집하지 않았나 반성한다. 그런 점에서 청소년들이 직접 '책 쓰기, 출판 활동'을 한다면 나 같은 어른이 아닌 '아이'의 눈에서 훨씬 더 청소년에게 어울리는 책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학교도서관에 엎드려 자유롭게 책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었어요. 사서 선생님이 학년별로 추천 도서를 직접 읽어주는 프로그램도 있었고 도서 캠프라고 도서관에서 1박하는 것도 있었어요. 처음에는 학교에서 1박하고 싶어서 신청했는데 진짜 책하고도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던 거 같아요."(청소년 비독자―고등학생 인터뷰)




<2020 청소년 독서 현실을 읽다> 포럼에 다녀와서 두 가지 의문이 생겼다. 첫째, 청소년 독서를 증진시키려는 이런저런 시도는 바람직하지만 근본적인 '교육제도의 개편' 없이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과외를 여러 개 받고 학원을 전전하는 어떤 고등학생이 있다. 이 학생은 밤 늦게까지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새벽 5시에 집에 들어온다고 한다. 그럼 잠은 언제 자냐고? 잠은 학교에서 잔다. 비록 한 명의 사례일 뿐이지만 이를 보면서 '공교육은 무너진 건가'라는 탄식이 나왔다. 어쨌든 이건 내가 고등학생일 때도 그랬지만(나 때도 말이야~) 입시에 매몰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책을 읽을 여유를 갖기 어렵다(이 와중에 꾸준히 책을 읽는 학생들이 오히려 특이하고 마이너하고 대단한 거다).


"책을 읽는 것은 잠시라도 속세로부터 물러나는 행위다. 속세에 너무 깊이 빠져 있으면 당장의 사안들이 눈앞에 아른거려서 책을 읽을 수가 없다. 책을 읽는 것은 사건들로부터, 더 정확하게 말하면 사건들에 대한 말로부터 거리를 두는 행위다. 그런데 사건에 너무 밀착되어 있으면 당장의 급급한 말들에 휩싸여서 그 말들을 떼어놓는 말에 대한 여유를 가질 수가 없게 된다. 책은 말에 대한 여유가 있는 사람이나 읽는 것이다. 말에 대한 여유가 없는 사람은 '삐라'는 읽을 수 있어도 책은 못 읽는다"(엄기호, 「삐라와 책―부족적 읽기를 넘어」, 『출판문화』, 2020년 6월호(653): 9쪽).

  

두번째 의문, 단순히 '요즘 것들은 책을 안 읽어요'라고 한숨만 쉴 게 아니라 시대가 바뀌었음을 어느 정도는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점점 더 책을 안 읽는 청소년들에게 독서를 바라기보다는 다른 활동들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이를테면 청소년들이 정보를 얻기 위해 책보다는 포털사이트나 유튜브를 훨씬 더 많이 이용한다면, 그런 매체들에 담긴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겠다. 또한 청소년들에게 책은 마이너하고 웹툰은 대중적인 콘텐츠임을 고려해서, 좋은 웹툰을 가려내고 웹툰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하는 '웹툰 비평'이 좀더 활성화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 더 나아가 출판사는 전통적인 의미의 책 만들기를 고집할 게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책이 근본이긴 하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콘텐츠 프로바이더'로 거듭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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