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준호 한의사 Dec 20. 2021

폐가 딱딱하게 굳는 질환, 폐섬유화증

혈액순환은 우리 신체에서 면역력을 담당하고 있다. 혈액순환이 활발할수록 신체의 각 조직들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힘은 바로 산소의 지속적인 공급이다. 만일 산소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이러한 신체 조직의 활동이 모두 의미가 없어진다. 즉 폐에 손상이 가기 시작하면 신체의 활동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는 것인데 이런 과정을 통해 발병하는 호흡기 질환 중에서는 자가면역 기능을 상실하는 '폐섬유화증'이 있다.








◆ 자가면역질환

우리 신체는 기본적으로 외부의 유해물질에 대항할 수 있는 면역세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신체를

지켜야 하는 면역세포가 우리 신체를 공격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다른 외부 자극 없이도 신체의 기능이 무너지기 시작할 것이다. 자가면역질환이란 신체의 면역세포가 자신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오히려 스스로의 신체를 질병균으로 인식하여 공격하는 질환이다. 대표적으로 손가락 관절, 갑상선, 췌장, 부신 등의 내분비 기관, 적혈구, 피부, 근육, 폐 등에 침투하기 시작하며, 혈관을 통해 전신으로 퍼지게 된다. 면역세포가 우리 몸 어느 부위를 공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증상과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 폐섬유화증과 간질

간질이란 폐포와 폐포 사이의 벽을 말하는데, 폐포는 포도송이와 같은 조직으로 서로를 지지하고 있다. 이때 구역을 구분하기 위한 섬유조직이 필요한데, 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바로 간질이다. 이 간질 조직이 원래의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파괴되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면 폐섬유화증이 시작된다.


폐포벽이 염증으로 인해 점점 두꺼워지고 딱딱해지면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지 못해 혈중 산소 농도가 감소하게 된다. 이때 탄력이 떨어진 폐포로 인해 호흡의 불편함을 느껴 호흡곤란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폐섬유화증의 증상은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에 걸쳐 서서히 악화되고, 급성으로 발생한 경우 단 며칠 만에 악화되기도 한다. 대체로 초기에는 간헐적인 마른기침을 하고, 질환이 진행될수록 호흡곤란이 심해진다. 주로 운동을 하거나 활동량이 갑자기 증가하는 경우 숨을 쉬기 더 어려움을 느끼며, 심한 경우 산소 공급 부재로 인해 만성 신부전증, 곤봉지, 청색증 등의 심혈관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 합병증

폐섬유화증이 지속적으로 진행될 경우 호흡부전이 발생하거나, 간질 염증으로 인한 이차적인 세균 감염, 특히 면역력 저하로 인해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폐렴과 같은 합병증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폐기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에서 폐렴이 발병할 경우 호흡부전이 급격하게 진행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류머티즘 관절염과 폐섬유화증

두 질환 모두 자가면역질환에 일종으로 가장 대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류머티즘 관절염과 폐섬유화증 모두 폐에 염증이 축적되어 배출이 힘들어지게 하는 것은 물론 말초신경 마비 및 혈액순환장애를 발생시킨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폐섬유화증은 류머티즘 관절염 연관 폐질환 중 가장 형태로 알려져 있으며, 동시에 발병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나 류머티즘 관절염과 폐섬유화증을 복합적으로 앓을 경우 병증 속도가 매우 빠르거나 예후가 좋지 못할 수 있다.







◆ 한방에서 보는 폐섬유화증의 치료와 과정



1) 기침과 입마름 완화하기

간질 조직 형태를 유지해주는 계면활성제, 즉 점액이 부족해지면 반복적인 염증 상태를 겪기 쉽고, 만성 염증성 질환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충분한 점액을 생성해 염증 반응을 줄이고, 질환의 진행 속도를 늦춰야 한다. 점액이 풍부해지면 폐에 누적된 염증 배출을 돕고, 아직 손상되지 않은 폐 조직 부위를 보호해줄 수 있다.


2) 염증 억제 및 배출

한의학에서 스트레스에 의한 상열감과 울증은, 인체 상부로 열이 몰려 폐 간질 조직을 더욱 건조하게 만들고 염증 회복을 더디게 만든다고 하였다. 때문에 체내에 쌓인 열을 식혀 염증을 억제하고, 누적된 염증은 배출해 질환의 진행속도를 늦추도록 한다.


3) 식욕촉진, 전신상태 면역 증가

병증이 진행된 경우, 이미 섬유화가 진행된 폐로 인해 공기의 흡입량이 줄어든다. 병증이 진행될수록 혈액순환이 원활치 못하고, 면역력 저하로 인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전신 면역력을 증가시켜 혈액을 순환시키고 식욕부진과 체중감소를 막아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 신경성호흡곤란 Q&A, 스트레스가 악화의 주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