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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준호 한의사 Jun 28. 2017

소리 없는 살인자,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라고 불리는 COPD를 알고 있는 사람은 몇 명 되지 않는다. 흡연자 중에서도, 폐암은 익히 알고 있지만 이 질환은 모르고 있어서 나중에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다 충격에 빠지는 경우도 더러 있다. 무심코 터지는 기침을 '감기이겠지' 하고 넘기다 어느 순간부터 조여 오는 숨통에 겁을 먹을지도 모른다. 지금부터 이 무서운 병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전 세계, 사망 원인 4위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암보다 무서운 질환이다. 암의 경우, 조기에 발견하면 집중적으로 치료하여 완치에 가까워질 수 있지만, COPD는 그렇지 않다. 한 번 발병을 하면 증상이 오랜 기간에 걸쳐서 악화되고, 결국에는 사망에 이르게 된다. 현재 전 세계의 COPD 환자는 약 65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한 해 사망하는 사람은 약 300만 명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이 수치보다 많을 것이며, 사망자도 이보다 많을 것이다. 


COPD 자체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병이고, 초기 증상이 가볍기 때문에 아무도 자신의 증상이 COPD를 나타낼 거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할 것이다. 보통의 환자들은 폐기능이 절반 이상으로 떨어지기 전까지는 자신이 COPD인 줄 모른다. 얼마나 위험한 병인가.


고령자는 더더욱 그렇다. 호흡이 가쁘고, 기침이 잦아져도 COPD라는 생각을 하기보다 노화로 인한 증상으로 여겨 병원을 멀리하고 방치한다. 실제 국민영양 조사에 따르면 COPD로 확인된 환자의 2.4%만이 의사에게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받는 사람은 2.1%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원인─흡연, 만성 기관지염 등 중증 질환

COPD는 폐기종과 만성 기관지염으로 구분할 수 있다. 폐기종은 폐포가 손상되어 크기가 커지고 공기에서 혈액으로 산소를 전달하는 기능이 약해진 상태로, 흉부 방사선 검사를 통해 폐포벽 파괴로 인한 폐 공간 확장이 보일 때 진단한다. 반면 만성 기관지염은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고 부어올라 기관지가 좁아져 공기가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보통 1년에 3개월 이상, 2년 연속 기침과 가래가 있는 경우가 많다. 


COPD를 유발하는 원인은 기도 손상을 유발하는 유해 물질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흡연이다. 실제 COPD 고위험군은 남성, 고령자, 흡연력이 있는 사람이다. 하루 한 갑씩 10년 이상 흡연을 지속적으로 해온 사람은 COPD 발병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장기간 흡연을 하게 되면 기관지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기고 폐포벽이 파괴되는데, 이로 인해 기도가 좁아지고 폐기능이 급격히 저하되어 COPD가 발병할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흡연자는 안전하느냐고 묻는다면 '아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먼지가 많이 일어나는 곳에서 일을 하는 사람, 주기적으로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사람, 조리 및 난방 연료 등에서 발생하는 연기를 자주 마시는 사람 또한 COPD 위험군에 속한다. 간접흡연도 조심하자. 주변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다면 양해를 구하고 자리를 피하도록 하자.




증상─극심한 호흡곤란, 잦은 기침, 가래 

대표적인 증상은 극심한 호흡곤란, 지속적인 기침, 가래 등이다. 주로 40대 이상 흡연자에게 발생한다. 가슴에서 휘파람 소리가 나는 '천명'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흉부 압박감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있다. 중증 COPD 환자인 경우 피로, 체중감소,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호흡이 갈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에 저산소증으로 심혈관계 합병증인 부정맥, 심부전, 폐동맥고혈압 등의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호흡곤란으로 인한 우울증, 수면 장애, 정신적 질환 등을 겪을 위험도 일반인에 비해 최대 10배 높다.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호흡곤란 증상이 조금씩 진행되다 결국 폐포가 완전히 굳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때문에 초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제때 잘 발견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초기에 발견하여 치료를 시작하면 폐활량 감소를 멈출 수 있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흡연자는 호흡곤란이 없다고 해도 기침과 가래 증상이 나타난다면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금연은 필수

평소 올바른 생활습관도 무시 못한다. 특히 흡연자는 반드시 금연하는 것이 좋다. 진단을 받았어도 금연을 하면 기침과 가래 등의 증상이 완화되고, 증상 악화 속도가 줄어들어 사망 위험을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COPD 환자는 호흡곤란으로 인해 체내 산소 부족으로 근육 쇠약, 영양 불균형 등의 상태에 빠지기 쉽다. 단백질이 풍부한 식사, 하루 30분 이상 호흡에 무리가지 않을 정도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여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 폐 기능 강화식품을 챙겨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대표적인 식품은 브로콜리다. 브로콜리는 '설포라판'이라는 유황화합물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는 폐에 붙어 있는 세균이나 담배 찌꺼기 등의 유해물질을 씻어 폐를 깨끗하게 해준다.


다음 증상 중 3개 이상이 해당되면 COPD를 의심한다.

1. 잦은 기침을 한다.

2. 가래가 생긴다.

3. 또래에 비해 숨이 자주 가쁘다.

4. 40대 이상이다.

5. 현재 흡연 중이거나 과거 흡연한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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