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에 대한 오해와 진실, 궁금했던 이야기
결핵 환자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여전히 심각한 전염병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OECD 참여 국가 중 가장 높은 결핵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결핵은 전염병이지만 전염과 발병 양식이 복잡하고 치료가 어렵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결핵과 폐결핵
결핵은 결핵균에 의해서 발생하는 전염병이다. 결핵균은 다른 세균과는 다르게 자연계에서 존재할 수 없으며, 사람의 몸속에서만 살 수 있다. 따라서 사람을 통해 전염이 된다. 폐결핵 환자가 결핵균을 전염시키므로 폐결핵을 결핵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론 결핵은 우리 몸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대부분 폐에 가장 쉽게 서식할 수 있으며, 림프절 결핵, 척추 결핵 등 다양하게 발병하기도 한다. 이처럼 폐 이외의 장기에서 발생한 결핵은 '폐 외 결핵'이라고 부른다.
결핵환자의 가족인 경우
결핵 환자가 기침을 할 때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결핵균과 접촉하게 될 경우, 전염이 될 수 있다. 호흡을 하며 코 > 입 > 기도 > 폐를 거쳐 침투되는 것이다. 폐로 들어온 결핵균은 1차 방어기전인 선천 면역에 의해 제거되거나 선천 면역을 극복하고 폐 속에서 증식할 수 있다.
결핵균이 선천면역을 극복하여 증식하게 되면, 강력한 이차 방어기전인 세포매개성 면역반응이 발생해 결핵균을 억제하게 된다. 이때, 결핵균에 대한 세포매개성 면역반응이 발생하며 형성된 면역세포는 평생 혈액 속에 남기 때문에 이를 통해 결핵 감염 여부를 진단하게 된다. 이는, 결핵균이 폐에 침입하더라도 선천면역에 의해 결핵균이 제거된다면 결핵 감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결핵균이 폐로 들어오지 않은 경우/폐로 들어왔더라도 선천면역에 의해 결핵균이 걸러졌을 경우 모두 결핵감염 검사 음성을 나타낸다.]
따라서 결핵환자와 가까이 지내더라도 감염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으며, 통계적으로는 결핵환자의 가족 중에서 절반 정도에서만 결핵 감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 없이도 결핵일 수 있다?
결핵의 증상은 다양하다. 기침, 가래, 미열, 쇠약감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고 아무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 건강검진에서 시행한 흉부방사선 사진에서 우연히 결핵을 발견하기도 한다.
결핵의 가장 흔한 증상인 기침은 감기와 천식, 기관지염 등에서도 관찰이 되므로 단지 증상만으로 결핵과 이들 질환들을 구별하기가 어렵다. 결핵은 기관지염이나 감기처럼 결코 흔한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결핵이 발생하여 기침을 할 경우에도 대부분 감기로 오인하여 감기약을 복용하면서 지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감기 증상은 1주 정도 지나면 호전되므로 특별한 원인 없이 기침, 가래가 2주 이상 지속된다면 결핵 발병 가능성을 염두하도록 한다. 또한, 결핵 환자와 가까이 접촉한 적이 있다면 아무런 증상이 없어도 결핵에 걸렸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으므로 반드시 접촉자 검진을 받아보길 바란다.
결핵약을 2-3개월 복용하다 중단해도 될까?
결핵균은 아주 서서히 자라나며 약제내성이 잘 발생한다. 한/두 가지 약만으로 치료하면 약제내성이 발생할 위험성이 크므로 4가지 결핵약을 동시에 복용함으로써 약제내성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2-3개월 결핵약을 복용할 경우, 대부분의 결핵균은 죽지만 약을 임의적으로 중단하게 될 경우 서서히 자라나는 소수의 균이 죽지 않고 다시 증식할 수 있다. 또한, 결핵균이 기존에 쓰던 약에 대한 내성 반응을 일으킬 위험이 증가하여 다제내성 결핵으로 발전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결핵을 처음 진단받고 치료할 때는 6개월 간 결핵약을 복용하면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지만, 다제내성 결핵으로 이어지게 될 경우, 치료가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 주사약을 포함하여 2년 이상 치료하더라도 실패할 위험성이 있다. 때문에 결핵약을 먹다가 증상이 호전된다고 해서 임의적으로 약을 중단하는 행위는 아주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 결핵 치료를 처음 시작할 때는 무조건 6개월 이상 복용하여 아주 서서히 자라는 결핵균들까지 모두 살균해 완치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