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언니가 결혼했다.
회사생활에 잘 적응하여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도 잘 어울리고 친분이 쌓였다.
그렇게 평범한 일상을 이어가던 중 회사 동료의 적극적인 권유로 한 남자를 소개받게 되었다.
엄마는 언니가 걸을 수 있게 되고 직장생활도 하게 되자 지나가는 말로 언니에게 기회가 되면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라고 했다.
그래야만 엄마가 세상을 떠나도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 거라고.
언니는 엄마의 그 말이 항상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남자를 소개받는 게 썩 내키지 않았지만
한번 만나보기로 하고 소개에 응했다.
약속 장소에 나가보니 건장한 체구에 순박한 얼굴을 한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서로 인사를 하고 별말이 없었다. 언니가 묻는 말에 미소를 머금고 수줍어하며 간단한 대답만 할 뿐이었다.
이왕이면 신체 건강한 남자를 만나라는 엄마의 말을 떠올렸다.
대화가 서툴고 어색한 그 남자의 연락처를 받고 헤어졌다.
그 후 몇 번 더 만남을 가졌다.
언니는 신체가 건강하고 착하고 순수해 보이는 그 남자를 보며 결혼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아니 엄마의 간곡한 바람이 아니었다면 결혼을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결혼을 약속하고 처음으로 그 남자의 집에 인사를 하러 갔다.
가파른 비탈길 언덕을 오르고 몇 개의 돌계단을 오르니 작은 마당이 있는 오래되고 낡은 집이 있었다.
그 집에는 여든이 다된 늙고 병약해 보이는 남자의 어머니가 있었다.
장차 언니의 시어머니가 될 할머니는 언니의 몸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조금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언니를 맞았다.
오래된 집도, 장래 시어머니도 언니를 당혹스럽게 했다.
갑작스러운 언니의 결혼 발표에 우리 가족들도 당황했지만, 형부가 될 사람이 어떤 장애가 있고
어떤 사람인지 자세하게 알아볼 겨를도 없이 무엇에 홀린 것처럼 쫓기듯 빠르게 결혼식을 치렀다.
언니의 결혼식을 옆에서 도우면서 나는 언니가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해 보였고 타의에 의해 끌려가는 듯 불안해 보였다.
결혼식은 대형 교회의 작은 홀에서 가족과 친지들의 축하를 받으며 치러졌다.
신랑과 신부의 등장만으로도 기쁨과 슬픔이 뒤섞인 감정에 휩싸여 여느 결혼식에서도
느낄 수 없는 분위기가 축하객 모두를 숙연하게 했다.
그리고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언니가 신혼여행을 떠날 때까지 가족들은 둘이서 잘 다녀올 수 있을지를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