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어둠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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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결혼생활이 시작되었다.
언니의 남편인 형부는 2남 2녀 중 막내로 발달장애가 있는 지적장애인이다.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서 일상생활을 해나가는 일은 불가능한 사람이다.
하지만 시어머니와 언니의 말은 잘 듣고 시키는 대로 잘 따르는 착한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이었다.
특히 언니를 끔찍이 아끼고 위해주는 순정남이다.
매일 출근하는 직장도 있어서 언니의 걱정을 덜어주었다. 아침 일찍 공공기관에 청소일을 하러 다니고 있었다.
시어머니는 몸이 약해 일찍부터 살림에 손을 떼고 집안에서만 생활하며 언니의 수발을 받아야 했다.
형부에게는 번듯하게 잘 사는 형과 누나들이 있었지만 병약한 시어머니를 모시는 일은 언니에게 맡겨졌다.
결혼한 지 한 달이 지나자 시어머니는 언니에게 취직해서 돈을 벌어오라고 성화였다.
형부의 적은 월급으로는 세 식구가 살아가기 어렵다고 생각한 언니는 일자리를 찾아 나섰다.
집에서 가까운 봉제공장에서 일하게 되었다.
언니의 결혼생활은 생각보다 순탄치 않았다.
일을 하면서 연로하고 병약한 시어머니의 삼시 세 끼를 챙겨야 하고 아이 같은 남편을 돌봐야 했다.
봉제공장의 일은 밤늦게까지 하는 날이 많았다. 자정이 다되어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새벽까지 시어머니가 먹을 갖가지 반찬을 만들어 냉장고에 채워두었다.
언니가 일해서 넉넉해진 생활비로 시어머니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끼니마다 부족함 없이 차려냈다.
그런데도 어쩌다 언니가 감기, 몸살이라도 걸려서 아플 때면 시어머니의 곱지 않은 시선과 가시 돋친 말들이 언니를 힘들게 했다.
건강한 며느리를 얻었어야 했는데 아픈 며느리가 들어와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언니를 구박했다.
언젠가 나도 결혼해서 첫아이를 낳고 아이를 데리고 언니네 집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시어머니는 부러운 눈초리로 아이가 예쁘다며 대놓고 언니에게 남들은 다 낳는 아이도 못 낳는다고 내가 듣기에도 민망한 말을 퍼부었다.
반면 친정 자매들이 김장철에 넷째 언니의 김장을 도우러 언니네로 모일 때면 시어머니는 언제 그랬냐는 듯 우리 새아가, 우리 새아가 를 연신 입에 달고 언니의 칭찬을 늘어놓기 바빴다.
언니만 알고 있는 시어머니의 가면을 쓴 이중적인 얼굴에 언니는 환멸을 느꼈다.
힘든 시집살이에도 친정 식구들에게 한 번도 힘들다는 내색을 하지 않고 묵묵히 견디며 결혼생활을 이어갔다.
그런 생활이 무리였는지 언니에게 또다시 위기가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