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홀로서기
그 무렵 시설이 다른 지역으로 곧 이전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차피 오래 머무를 곳은 아니었으므로 그곳에서 나가기로 결심했다.
이제는 더 넓은 세상에 나가 온전히 나 스스로 홀로서기를 해보고 싶었다.
고향에 있을 때 라디오를 통해 펜팔을 해오던 분과 우연히 연락이 닿았다.
언니가 걸을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내 일처럼 기뻐하며 한번 만나자고 약속했다.
얼굴도 모르고 나이도 정확히 몰랐던 펜팔 친구는 언니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아저씨였다.
편지를 주고받으며 언니의 사정을 다 알고 있었던 아저씨는 언니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며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언니는 시설을 나가면 돈을 벌 수 있는 직장에 다니고 싶다고 했다.
기꺼이 언니의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한 펜팔 친구는 수소문 끝에 몇 개의 회사를 소개해 주었다.
속옷을 만드는 큰 공장에 취직하게 되었다. 기숙사에서 숙식하며 다닐 수 있는 회사였다.
언니는 겉보기에는 한없이 작고 약한 존재였지만 어디에서 무엇으로부터 길러졌는지 모르게
보통의 건강한 사람들보다 자립심이 강했다.
자신으로 인해 가족에게 짐이 되거나 피해를 주게 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그래서 가족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생활을 할 수 있는 기숙사가 있는 회사를 선택한 것이다.
보통 사람들보다 눈에 띄게 작은 체구에 등이 굽은 모습을 한 언니는 세상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당당하게 회사생활도 잘해나갔다.
장애가 있는 언니를 무시하고 싫어하는 사람보다는 옆에서 도와주고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아마도 언니가 가진 순수하고 고운 마음이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언니가 처음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홀로서기를 하는 과정이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미처 우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장애인으로서 겪어야 했던 세상으로부터의 홀대를 홀로 담담히 견디고 아파했을 것이다.
언니는 아픔과 고통을 참는 것에 이력이 난 사람이었으니까.
일하여 받은 월급을 모아서 고등학교, 중학교에 다니는 남동생들에게 용돈을 보내 주고 고향에 계신 부모님에게 필요한 것들을 사서 보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언니가 꿈꾸던 것인 양 아낌없이 주는 것을 좋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