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백의 항해를 하기에는
끈적이는 시커먼 기름에 뒤덮힌
괭이부리갈매기같이
이미 돌이킬수없는 날개짓입니다
허나
길을 잃은 항해에서도
노련한 항해사는 별자리 별을 따라
가족의 품으로 희망을 돌려놓듯
길을 찾고, 날개를 적신 기름을 떼어내는건
온전한 나의 몫이오 유일한 소망입니다
바다를 건너온 아라비카원두는
14g, 94°C,9bar에서 뜨겁게 짖눌리는
24초의 에스프레소 추출이 아니라면
본연의 향기에 커피콩 속에 숨겨진
지저분함이 묻어난다고 하는데
삶에서 순백의 항해도 이처럼
날개에 뒤덮힌 기름을 피해
오롯한 순결함만을 짜내야만하는
어렵고 더디고 고통스러운 시간이겠습니다
허나
고통의 과거가 될지라도
그대에게 순백의 향을 건낼수만 있다면
나는 나는
두 눈을 뽑아
심해와 같은 이 밤을 견디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