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쟁이

by 숨결

설계판을 전전한지도 어언 10년

내가 그린 도면 속에는

아파트도 공장도 상가도 미술관도 창고도 있네


선 하나에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교수님의 격한 외침이

아직까지 귓가에 멤도는 것은

딸각발이 같은 고결한 꼬장꼬장함 인것일까

나도 모를 무섭고 무거운 책임때문이려나


새벽 2시의 시계가 나를 책상에서 떠나보내진 못하네

설계쟁이는 그렇게 살아야 한다기에

마냥 그런줄만 알았는데

어언 10년을 그리 살 줄은 몰랐는데

내일부터 시작될 10년을 그리 살게 될 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책상을 떠나지 못하는 미련은

고이 그려 모은 선들이

살아가는 이 세상에 실존實存 하기 때문이겠다


그대 고된 손짓으로

존재함의 의미를 소장할 수 있기 때문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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