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기도
한발짝 뒤에서
by
숨결
Feb 24. 2020
이음새가 튿어진 싸구려 가방
가죽이 닳아 군데군데 벗겨진 성경책
장갑으로 가려진 의수
삶의 아픔을 먹고 자라난
얼굴의 검버섯만큼
노인의 세월은 오직 버텨내 온 나날들이다
무덤덤한 표정 위로
성호를 긋는 그의 입술 위로
읊조리는 작은 말
감사합니다
삶은 무엇인가
기도는 무얼까
한발짝 뒤에서 그대 지켜보는 애송이는
부끄러운 참회에 물들어버
린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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