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는 이

산 속 외딴 오두막에서 당신을 추억하며

by 숨결



못하는 술이라도 한잔 하자고 할 걸

빈 잔 채우지 못하고 빈 손으로 돌려보낸

그 날에 아쉬움이 기억 속에 침전되어있다


깊은 산 산장에서 회상하며

얼어붙은 코 끝과 시린 눈 속눈썹 파르르 떨며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저 별들을 보며

나는 구태여 장갑을 벗어

얼어붙어가는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했네

휘이잉

산비탈 타고 올라 나뭇가지 사이를 넘어

귓가를 맴돌아 지나는 그 곳 바람에 나는 못난 기도를 했네


피고 지는 꽃에는 해마다 벌과 나비가 찾아들고

얼었다 녹는 강에는 새들이 드나들고

귀농한 아지매 텃밭에 고라니도 때마다 기웃거리는데


내게 무엇이 있어야 그대들은 나를 찾을까

우리는 이대로 소리없이 퇴적되어

풍화되는 추억처럼 화석으로 남겨져 버리려나


그대라는 사람아

지나다 들린 멋쩍은 웃음이면 나는 좋으니

가던 걸음 잠시 멈추어 이름모를 작은 겨울꽃 구경하듯

나 보이는 곳 잠시 들러주오


꺾어 가져갈 이름도 색깔도 향기도 없더라도

그늘 아래 아직 녹지못한 얼음땅 사이로 얼굴 내민

작은꽃 한송이 잠시 들러봐주고 가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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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의미 너라는 위로 / 김인혁 / 바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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