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이의 저금통

우리는 모두 사랑했던 아픔을 가지고 있다

by 숨결



앵속마냥 빨간

딸아이의 돼지 저금통은

어쩜 그리 마냥 웃으며 행복할까


나는 오늘 너를

너는 지금 나에게

얇은 플라스틱 배가 갈리어

때 묻은 동전과 꼬깃한 지폐들을 내놓아야 한단다


저녁무렵

터진 울음으로 지쳐 잠들 딸아이의 모습이 아른거려

진득한 부끄러움에 손이 덜덜 떨리지만


미안하고 처량하고 서글픈 맘에도

공과금 몇 푼을 내야 하니까

나는 딸 아이의 희망을 갈라

오늘을 살아야만 하겠다


딸아

미안해


맛난거 예쁜거 재미난것들로

너를 채워주지 못하고

맛난거 예쁜거 재미난것 중

고작 하나 얻어보려한 너의 빨간 희망을

엄마가 갈라버려서 미안해


그래도 미안하지만

오늘 다 울고 나면

내일 다시 사랑한다 말해주면 안되겠니




너라는의미 너라는위로.jpg <너라는의미 너라는 위로 / 김인혁 / 바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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