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 지금은 어떤지
지금의 당신은 어느새 서른이 훌쩍 넘어 지쳐버렸지만
한때에 당신은 생기 가득 파릇한 사람이었어요
한때에 당신은
예쁘진 않았지만
조용한 미소를 지을줄 아는 사람이었지요
똑똑하진 않았지만
겨울 정오의 햇살의 따스함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지요
그렇네요
한때에 당신을 그리워하는 지금의 당신이 되어버린 당신은
꿈을 동경하기보다
지나간 세월을 그리워만하고 있네요
그렇지요
어느덧 당신을 당신이 바라볼줄 알게되는 어른이 되어
이제는 진지한 슬픔을 아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스물을 추억하는 서른
이따금 싸이월드 따위나 외장하드에 저장된 옛 사진들을 뒤적거려보곤한다.
때마다 느끼지만 너와 나는 다른사람인것만 같다. 이질감과 괴리감.
덧붙어 따라오는 견딜수 없게 슬픈것은 스물의 내가 꿈꾸던 서른의 내 모습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잊지 못하고 그때를 추억하려 애쓰는건 왜일까.
큰 의미없이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이룰 수 없는 소망인건가.
현실의 내 모습에서 외면하고 회피하고 싶은 마음인건가.
아니.아니야.
그저 조금 지친것 뿐이야. 조금 지쳐있을 뿐이야.
걸어갈 길을 떠올리기엔 너무나 지쳐버려서 잠시잠깐 출발선에 서 있던 나를 자책하는 지친 나일 뿐이야.
어차피 나는 지쳐있는 몸뚱아리와 이를 받치고 걸어야하는 다리를 쉼없이 걸어가야 하는 걸 잘 알고 있어.
쉬어가기엔 지금 내가 짊어진 책임과 부담이 결코 작지 않다는걸 알고 있으니까.
한번쯤 쌓인 먼지를 털어내듯 잠시 걸음을 멈추는 휴식을 취하기도 하겠지. 지친 지금을 위로하기엔 턱없이 부족하겠지만 말이야.
가야할길을 바라보는게 너무 힘이 드는거야. 쳐다보기도 싫은거야. 걸어가야만 하는데 말이지.
걸음을 시작하기 전 누워있던 침대와 욕조가 생각날거야. 그렇게 뒤를 돌아보는거지.
우리 조금만 참자.
멈출 수 없는 여행이야. 여행을 포기하는 바보같은 짓을 하고 싶진 않으니까.
오늘 하루만 참는거야.
해가 지고 달님도 없는 어둠이 내려 더이상의 한걸음이 두려워질때서야 나타나는 마을 한켠 숙소의 불빛이 너를 기다리고 있을거야.
여관의 주인이 건내는 따뜻한 닭고기 스프를 마시며 몸을 녹이고
멍하니 샤워기에서 떨어져내리는 물줄기를 쐬이다가
한잔의 맥주를 마시며 너는 말할거야
오늘 하루 행복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