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게 조용하게 덤덤하게
킬리만자로에도 외루운 표범이 잇다고 하던데
세렝게티 초원 한켠에도 외로운 하이에나 한마리가 누웠다
그는 주린 배와 마른 목으로
혀를 내밀고 오직 들숨날숨만이 가쁘게 들락거린다
무리에서 떨어져 홀로 누웠음에도
그의 눈에선 두려움도 외로움도 느껴지지 않는 고고한 고독이 있다
수풀을 지나는 가젤의 스치우는 속삭임에도
그의 눈은 어둠 속 초원 끝 지평선으로 향하고
예민하던 귀는 오로지 별빛이 보내준 바람에 기댈 뿐
상처입은 뒷발과는 무관하게
지쳐버린 병든 몸뚱이와 상관없이
그는 지금의 마른 모래 위 제 한모 늬일 자리를 탐한다
지나온 삶보다는 그저 본능으로 알고 있다
이대로 눈을 감으면
내일의 낯선 태양이 밤 이슬에 젖은 털을 비출테고
잠에서 깨어난 독수리들의 날 선 부리가 숨죽인 가죽을 파고 들것임을
시간을 되짚어 보진 않는다
그는 표정없이 현실에 충실하다
통증에서 멀어져 일평생을 함께한 바람을 지금도 맞이하고 또 떠나보낸다
이 치가 가져온 초원너머 별의 향기에 취해
무덤덤하니 초아로 태어날 준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