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처맞은 듯 한 쪽 눈이 짜부라져 겨우 치켜뜬 눈썹 위로 선명한 한 줄 상처가 보인다. 병원도 가지 않았던 걸까? 제 맘대로 엉겨 붙은 상처 자국은 안 그래도 좋은 짱의 인상을 더 좋게 만들어줬다. 이에 더한 중구난방 튀어나온 이빨들은 한 인상하는 짱의 얼굴에 정점을 찍어주었다. 하지만 희한한 건 내 두 살배기 딸아이가 그녀를 좋아한다는 거다. 다들 무섭게 생겼다고, 인상 더럽다고 하는 짱에게 딸아이는 가끔 예쁘다고까지 했다.
나는 도우미 아주머니가 필요했다. 일하는 동안 아이를 돌봐주고, 집안도 청소해 줄 사람. 그렇게 우리의 동거는 시작되었다.
몇 주는 조용했다. 아이는 짱을 잘 따르고, 집안일은 내가 천천히 가르치고, 짱은 열심히 배우는 듯했다. 장을 보러 가야 했다. 시장에 가기 전 목록을 적으려 짱에게 내가 말하는 것들을 받아 적으라고 했다. 짱은 그냥 말하란다. 자신이 기억력이 좋다고. 새로 이사한 집이라 손님상을 치를 거라 제법 많은 양을 사야 했기에 적어가라 했다. 짱은 못 이기는 척 메모하더니 뭐라고 적는다. 베트남 글이다.
난 베트남 글을 잘 모르지만 저리 쓰는 건 아닌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퇴근한 남편에게 낮에 짱이 썼던 메모지를 내보이며, 베트남 글이 맞나고 물었다. 한 베트남어 하는 남편은 박장대소를 하며 이게 어느 나라 글씨냐며 나보고 그렸느냔다.
몇 주가 지났다. 아침부터 짱이 세탁실 문을 처닫고 전 화질이다. 찢어지는 소리로 통화 중이다. 가끔은 우는 것 같기도 하다. 내 집인데 내 집 같지 않게 짱의 눈치를 보게 된다. 슬며시 세탁실을 쳐다봤다. 짱이 세탁실 문이 떨어져라 밀치며 나온다. 다들 스마트폰 쓰는 시대에 모서리 다 깨진 시커먼 2G폰 들고 씩씩거리다 내 눈과 마주친다.
짱이 운다.
남편이 젊은 년과 바람 나서 하노이로 떠났단다. 짱은 초등학생 자식이 둘 있다.
그 자식들도 아버지 따라 그 새 여자 따라 하노이로 떠났단다. 새 여잔 돈이 많단다. 그리고 예쁘단다. 그 새 여자 미친년인가 보다.
돈도 많고 이쁜 년이 돈 없고 애 딸린 놈 좋다니, 서방이 생겼거나
그렇단다. 잘 생겼단다.
그렇담... 뭐 딱히 더 할 말은 없다. 딸아이가 잠에 깨서 울며 기어 나왔다. 우리 여자 셋은 그렇게 바닥에서 서로를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