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로 다시 돌아왔다.
하 나란 인간은 참.
한국 와서는 프랑스 가고 싶다고 난리 치더니 갈 때 되니까 한국에 그냥 눌러 앉고싶어 미치는 줄 알았다.
엄마 아빠 언니랑 작별의 인사를 하는데 왜 이리 슬프던지.
2년전에만 해도 느낄 수 없었던 감정들.
그러다 공항에 가서 파리에서 유학하는 건축학도 오빠를 우연히 마주쳐서 이런저런 이야기하면서 도착했다.
자기 밥 해먹는것도 귀찮아하는 애가 날 위해 공항에 배웅나오고 마중나오고...
하얀색 장미 한 송이와.
나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친구 사귀는데 거리낌 없지만 뼛속까지 I다. 혼자 있는 시간이 함께 하는 시간보다 비중이 최소 3배는 많아야 숨통이 트이는 사람이란 것이다... 사실 공항에서부터도 아는 오빠를 만났고. 비행기 안에서는 프랑스인 여자애 1명, 독일인 여자애 1명과 대화가 트이면서 몇시간 수다를 떨다왔다. 피에르가 밖에서 마중나오면서 놀랐다. 옆에 짐이 너무 많은 여자애랑 수다 떨면서 같이 나오니까 ㅋㅋㅋㅋㅋ
거기에 피에르네 집에서 며칠 있어야 하는 상황이 와서 정말 "혼자"일 시간이 없어지니까 답답하고 약간 성가시게 느껴짐 +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졌다. 시차도 적응이 안되 저녁 8시에 잠들었는데, 피에르가 집을 비운 사이 여름동안 바퀴벌레까지 생겨서 아주 예민한 상황이었다...ㅠㅠ 그래서 같이 있어도 이야기도 건성으로 듣고 혼자서 "나는 솔로" 유투브 클립보는 일이 많았다. 피에르는 그런 나를 챙겨주느라 밥하고 이것저것 먹을거 사오고... 그런데 이런 상황을 기분나빠하지 않고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건 온전히 그게 피에르란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했음을 느꼈다.
그 와중에 피에르 생일이었다. 다이소에서 사온 곰돌이 풍선이랑 무인양품에서 피에르 자켓을 사왔다. 피에르가 자는 동안 저 곰돌이 부니라고 입이 다 아팠다. 중간에 3번정도 포기의 위기가 왔다.
파리에 도착하고나서 다음날 부터 학교에 갔다. 다행인건 과제 한개도 끝냈고 시험도 한번에 통과했다. 그래서 생일 날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데이트에 갈 수 있었다. 불안할 땐 노력하자. 다시 한 번 다짐한다. 내 불안을 잠재워주는 것은 미래의 확실한 성공이 아닌 현재의 내 노력과 시간뿐이다.
라땅지구를 산책하다가 맘에 쏙 드는 찻집이 있길래 갔는데 차 한잔에 2만원이다 ㅎㅎㅎ 가격 안보고 가서 둘다 매우 놀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피에르 생일인데 결국 피에르가 냈다능 ㅠ_ㅠ 돈 많이 벌거야...
저녁 6시쯤 되자 졸음이 너무 몰려와서 대화하는것 조차 불편해졌다.ㅠㅠ 피에르는 좀 더 둘러보고 싶어했는데 나는 시차 때문에 너무 일찍 일어남 + 졸리고 배고파서 룩상부르 공원에 가서 좀 둘러보고 집으로 왔다. 내가 밥해준다고 하고 결국 피에르가 밥했다...ㅠㅠ 시차에 나는 너무 약하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