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의 제왕 ② 발효의 탑으로》
13화. 숙성의 시험, 겉절이의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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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의 2층은 유난히 향기로웠다.
달콤한 냄새와 시큼한 향이 섞여
공기를 살짝만 들이마셔도 코끝이 간질거렸다.
“이곳이 숙성의 방이야.”
된장 도사가 말했다.
“시간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온도 차를 버텨야 하지.”
겉절이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수백 개의 병들이 벽에 붙어 있었고,
그 안엔 각양각색의 김치들이 잠들어 있었다.
푸른빛의 배추, 자줏빛의 양념,
그리고 금빛을 띤 정체 모를 김치들까지.
“이건… 세상 모든 김치가 다 있는 거야?”
그녀가 묻자 된장 도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숙성이란, 각자의 시간이 쌓인 맛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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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방 안의 온도가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겉절이의 숨이 가빠졌다.
“너무 덥… 너무, 매워…!”
바닥이 꿈틀거리며 붉은 김칫국이 솟구쳤다.
끓는 냄비처럼 방 안이 끓어오르더니,
순식간에 겉절이를 집어삼켰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나는 아직 신선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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