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기쁨이 나를 살린다

15화. 지쳐도 삶은 나를 부른다

by 수미소

아주 작은 기쁨이 나를 살린다

요즘 들어 자주 생각한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거창한 목표 때문이 아니라, 하루에 단 한 번 느끼는 작은 기쁨 덕분이라고. 커피 한 잔의 향기, 라디오에서 우연히 흘러나온 노래, 편의점 앞 의자에서 맞는 바람 같은 것들. 예전의 나는 그런 순간을 별것 아닌 일이라 여겼다.


더 큰 성취, 더 확실한 행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그 사소한 순간들이 모여 내 하루를 지탱한다는 것을.


어느 날 퇴근길에 문득 발걸음을 멈췄다. 노을빛이 건물 사이로 퍼지고 있었다. 그 빛이 나를 감싸 안았다. 잠시 눈을 감았다. 따뜻했다. 그리고 그 짧은 찰나에, 이유 모를 눈물이 났다.


‘아, 아직 나 안 망가졌구나.’ 세상에 치이고 마음이 다 닳았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아름다움을 느낄 줄 아는 나를 발견한 것이다. 그 깨달음이 내 안의 온기를 다시 일깨웠다.


나는 매일 아침 창문을 열며 하늘을 본다. 구름이 흘러가고, 새가 지나가고, 빛이 들어온다. 아무것도 변한 게 없는 평범한 풍경이지만, 그 속에서 나는 작은 위로를 받는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완벽한 하루가 아니어도, 웃을 일이 적어도, 이 작은 기쁨들이 내 삶을 견디게 해준다.


사람들은 종종 ‘행복해지고 싶다’고 말하지만, 사실 우리는 이미 수많은 행복 속을 지나가고 있다. 다만 너무 바빠서, 너무 무뎌져서 그걸 알아채지 못할 뿐이다.


내가 찾는 행복은 늘 멀리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내 옆에서 조용히 미소 짓고 있었다. 오늘의 커피 향, 누군가의 안부 인사, 나를 반기는 반려식물 한 송이. 그것들이 내 삶의 온도를 유지시켜 준다.



그날 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나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오늘도 잘 버텼다.” 그 말 한마디가 나를 살렸다.


우리는 너무 쉽게 자신을 탓하지만, 사실 하루를 견뎌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하다. 아주 작은 기쁨, 그것이 내일을 살아갈 이유가 된다. 세상이 아무리 차갑게 변해도, 그 기쁨을 느끼는 감각만은 잃지 않기를 바란다.

이전 15화조용한 마음이 나를 살린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