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 땅에 빛이 내려왔을까요?

대림주간 12월 6일

by 유대칠 자까

“모두를 비추는 참 빛이 세상에 왔습니다.”

요한 1장 9절


빛도 보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빛이 있어도 눈을 뜨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내 삶에 어떤 뜻으로도 다가오지 않습니다. 빛이 이 세상에 왔을 때 우리가 할 일은 눈을 뜨는 겁니다. 눈을 뜨면 보입니다. 빛이 보이는 게 아니라, 빛이 비추고 있는 게 보입니다. 빛은 무엇을 비추고 있을까요. 우리가 우리 아집에 보지 못한 것을 비추고 있습니다. 가난하고 아프고 힘든 곳입니다. 사람이지만 사람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이들의 비참한 현실입니다.


이 세상에 빛이 왔습니다. 이제 눈을 떠야 합니다. 눈을 뜨고 봐야 합니다. 빛이 온 힘을 다해 비추고 있는 걸 말입니다. 그냥 봤다고 끝은 아닙니다. 다가가야 합니다. 다가가 더불어 있어야 합니다. 그 더불어 있음에 이유가 없습니다. 천국 하려고 더불어 있는 것도 아니고, 신의 마음에 들기 위해 더불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내 행복의 수단이 아니란 말입니다. 그냥 그래야 하기에 그럴 뿐입니다. 조금의 이유라도 떠오르면 그 하나하나 지우며 그냥 빛이 비추는 그 외로운 아픔에 더불어 있을 뿐입니다. 더불어 아파하고 더불어 웃으며 그렇게 더불어 있을 뿐입니다. 그 더불어 있음을 위해 어쩌면 빛은 이 세상에 온 건지 모르겠습니다.


유대칠 암브로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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