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하느님의 발자취이기에...

대림주간 12월 15일

by 유대칠 자까

“모든 피조물은 하느님의 발자취입니다.”

(Alle Kreaturen sind ein Fußstapfen Gottes.)

마이스터 엑하르트의 글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 그렇게 멀리 가지 않아도 됩니다. 하느님은 어딘가 숨어 있는 분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항상 모든 곳에 모든 것으로 있으십니다. 하느님의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이 바로 하느님의 발자취이니 말입니다. 하느님이 머물다 떠났다는 발자취가 아닙니다. 모든 피조물이 하느님과 더불어 있다는 의미에서 발자취입니다. 떠나도 남은 발자취가 아니라, 지금도 그 자리에 더불어 있음을 나타내는 발자취입니다.


길을 걷다가 보도블록 사이 좁디좁은 틈에서 애써 살아가는 잡초를 봅니다. 그 잡초는 버려진 존재일까요. 아닙니다. 그 잡초마저 하느님의 발자취입니다. 하느님과 더불어 있는 귀한 생명입니다. 더러워 보이는 길고양이도 다르지 않습니다. 버려진 존재가 아닙니다. 그 힘겨운 삶조차 하느님의 발자취입니다. 강가 작디작은 물고기무리도 다르지 않습니다. 강가의 작고 작은 돌멩이도 마찬가집니다. 모두 하느님의 발자취입니다. 하느님이 창조하시고 그 처음을 보시며 좋다고 웃으셨을 하느님 자신의 발자취, 바로 하느님의 거울과 같은 귀한 아름다움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집니다. 종교가 달라도, 문화가 다르고 사상이 다르고 피부색이 달라도, 모두 귀한 아름다움입니다. 모두 하느님의 발자취입니다.


많이 배운 이만 귀한 것도 아니고, 천연기념물만 귀한 것도 아니며, 금과 같은 보석만이 귀한 것도 아닙니다. 흔하디 흔한 대단치 않은 우리도 흔하디 흔한 생명도 흔하디 흔한 돌멩이도 모두 귀한 아름다움, 하느님의 발자취입니다. 하느님은 항상 모든 곳에 모든 것으로 계십니다. 그러니 함부로 무시하지 말고 함부로 조롱하지 맙시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귀한 아름다움에서 멀어져 스스로 추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다시 한번 더 엑하르트의 말을 마음에 되새겨봅니다.

“모든 피조물은 하느님의 발자취입니다.”


그러니 우리 하느님의 발자취가 되어 걸음걸음 하느님과 더불어 살아갑시다. 서로 사랑하며 서로 안아주며 서로의 희망이 되어 살아봅시다. 우리 모두 그분의 발자취이기에...


유대칠 암브로시오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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