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유대칠2021 03 30
먼 훗날 나는 무엇이 되어 있을까... 한때 그것이 참 궁금했다. 그리고 그 과거의 나는 제법 많은 시간을 보내며 지금에 왔다. 어린 유대칠이 보면 지금의 나는 그리 대단하지 않은 그 무엇이다. 돈을 잘 버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회적으로 이런저런 위치를 가진 것도 아니며, 존경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도 아니다. 돈도 못 벌고 사회적 적 위치라고 부를 만한 것도 없으며, 존경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데 나는 과거의 나에게 부끄럽고 싶진 않다.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 그에게 미래인 지금의 나가 그렇게 대단해 보이지 않겠지만... 나는 나름 죽을 힘으로 살아왔다. 30대 대부분의 시간을 하루 10시간 이상 카페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알바를 했다. 가장 길 때는 9시부터 새벽까지 나는 알바를 했다. 그러면서 나름 미래를 준비한다고 논문도 적고 책도 적고 그렇게 살았다. 정말 죽을 힘으로 말이다. 어린 유대칠에게 지금의 내가 그렇게 자랑스러운 모습은 아니라도 부끄럽고 싶진 않다. 그렇게 나는 죽을 힘으로 살아왔으니 말이다. 교통사고를 당해 걷지 못해도 목발을 하고 알바를 다 했다. 입원 중에 쓴 논문으로 학술지에 투고해 성공한 것도 있다. 그렇게 살았다. 그렇게 살아도 나는 대단한 무엇이 되지 못했지만 나름 죽을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 그러면 그만이다. 굳이 부끄럽고 싶지 않다.
그런데 나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다들 나름 부끄럽지 않은 순간들을 살았을 것이다. 죽을 힘을 다해 살기도 했을 것이다. 그렇게 죽을힘을 다해 노력해도 그냥 지금인 것이다. 그냥 지금인 것이다. 그런데 뭐 어떤가... 부끄러울 것 없다.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으니 말이다.
지금 다시 미래를 생각한다. 훗날 나는 무엇이 되어 있을까? 그런데 이제 나는 그 먼 미래를 희망하진 않는다. 그냥 그때그때 그 순간의 나, 그 순간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갈 뿐이다. 더 이상 아주 먼 미래를 꿈꾸진 않는다. 그냥 그냥... 지금을 산다.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러나 그 마지막 자리가 어디인지 몰라도 나름 최선을 다해 간 곳이 바로 그곳일 것이다. 그러면 그만이다.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도달한 곳이라면 그곳이 나의 자리다. 그곳이 어디인지 남들에게 무엇이라 불리는지 중요하지 않다. 그냥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한 그곳이 그냥 나의 자리다.
유대칠
2021 0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