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냥

시위

일간 유대칠 2021 03 12

by 유대칠 자까

대구 동성로 부근에서 연구를 할 때, 그곳 부근에서 알바를 하고 그곳 부근에서 논문을 쓰고 번역을 할 때는 종종 시위에 참여했다. 대구백화점 앞에서 하는 사위에도 참여하고 그 인근 시위에도 참여했다. 무조건 참여했다기보다는 나의 생각과 교집합이 크면 참여했다. 그런데 지금은 시위에 참여하진 않는다. 그냥 어색하다. 성향이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구호를 외치는 것도 어색하고 이런저런 몸짓도 어색하다. 그러다 우연히 글이란 것을 쓰게 되었다. 이후론 글을 쓰는 일을 주로 했다. 내 생각이 있으면 글을 적었다. 다행히 몇몇 작은 언론을 통하여 칼럼이란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읽히기도 했다. 참 다행이다 싶었다. 저마다 각자의 방식이 있는 것 같다. 시위에 참여하며 직접적으로 소리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방식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 한때 시위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두고 나를 매우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다. 겁쟁이라거나 삶은 그렇지 않은데 말만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라거나 말이다. 뭐 그것도 그들의 생각이니 이런저런 말을 하고 싶진 않다. 그러나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이 있는 것이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저마다의 길에서 저마다의 목소리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같은 마음이라면 그 방식으로 다툴 필요는 없어 보인다. 아무리 조용히 살아도 박근혜 탄핵과 세월호 그리고 이명박 관련 이런저런 시위에선 나 역시 비록 물리적 목소리를 크지 않아도 그 자리에 참여하였다.

같은 길, 서로 다른 방식, 그 서로 다른 방식이 비겁 등의 이름으로 조롱받지 않으면 좋겠다. 나 역시 글을 적어 내면서 이런저런 듣기 거북한 소리를 들었고 그럼에도 내 길을 가고 있으니 말이다.


유대칠

2021 0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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