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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mmer Bom Nov 19. 2017

스타가 되고 싶지 않았던, <에이미 (AMY)>

쓰나미로 모든 게 휩쓸려간 마음을 노래로 토해낼 수 있는 용기



코엑스 메가박스의 스크린 A관. 30명 남짓 앉을 수 있는 작은 영화관에서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만났다.

그 작은 공간에 그녀의 목소리가 꽉 차서 옆에서 노래를 불러주는 것처럼 생생했다.



영화 <에이미>는 타고난 목소리로 아름다운 재즈를 불렀지만, 솔직한 화법과 사생활로 늘 할리우드 화제의 중심에 있었던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다큐멘터리 영화다. 에이미는 21세에 데뷔해 27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단 2장의 앨범을 냈다.

에이미 목소리는 익숙하게 듣고 다녔지만 누구인지 관심을 갖지 않았다. 에이미는 내가 재즈를 좋아하기 전 세상을 떠났었다. 마약에 심취한 채로.




목소리를 타고 흘러나오는 외로움.



외로움이 여기까지 느껴져서 그녀의 노래가 온통 공허하게 들렸다. 기댈 곳은 술, 마약뿐이라 한없이 약해 보였던 에이미 와인하우스. 그녀는 할머니를 늘 세상에서 제일 강한 분이라 말했지만 난 에이미가 더 강하다는 생각을 했다. 쓰나미로 모든 게 휩쓸려간 마음을 노래로 토해낼 수 있는 용기란.


이제 와서 아버지 행세를 하려는 아버지도 너무 미웠지만, 에이미의 약혼남 블레이크를 계속 욕하면서 봤다. 저 나쁜 놈이 한 사람 인생을 사랑이라는 허울로 망쳤지! 저 놈은 주는 것도 없는데 욕심만 가득해 다 뺐으려 했는데!, 하다가도 그가 없었다면 에이미 와인하우스에게 그래미상을 안긴 'Back to black'은 없었겠지.




그래도.. 이런 걸 성공이라고 한다면,


노래하는 재능을 돌려주고 아무런 방해 없이 거리를 걸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할래


라던 에이미의 마지막 말처럼 나는 그녀 노래를 듣지 못하는 작은 불행을 감수했을 것 같다. 세계평화고 뭐고 다 좋지만 난 한 사람이 행복한 게 가장 먼저라고 생각한다. 먼 나라 아프리카 땅에 아이들이 이제 굶지 않는다고 해도 내 인생이, 지금 고민 투성이라면 내 세계는 불행한 거니까.

그렇게 에이미가 행복했다면 Back to Blac, Rehap은 없었겠지. 아이러니.


스타가 되려고 노래하는 게 아니에요

자신의 우상, 토니 베넷과 함께 노래를 부를 때 소녀처럼 떨려하던 에이미 와인하우스. 그녀는 재즈를, 노래를 너무 사랑했다.

한 걸음마다, 한 단어마다 자신을 쫓는 카메라 플래시 때문에 공허해진 에이미의 눈빛을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던 영화, <에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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