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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진 Jul 23. 2024

우울이란 이름의 폭우가 내리는 날

생각 쪼가리 #15. 비와 우울

  오늘은 비가 참 많이도 왔다. 진부한 말이지만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비가 쏟아졌다.



  스마트폰에는 호우주의보 메시지가 시끄럽게 울렸다. 산사태 조심하라는 메시지, 야외 활동을 자제하라는 메시지, 그리고 지하도 침수를 주의하라는 메시지들이 계속해서 왔다.



  장대 같은 비는 내 신발과, 양말과, 바지를 흠뻑 적셔버렸다. 신발 안에는 작은 웅덩이가 생겼고,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에서는 찰박... 찰박... 소리가 나는 듯했다.



  오늘 같이 비가 오는 날은 우울한 기분이 든다. 축축하고, 무겁고, 마치 수조에 들어가 있는 것 마냥 가슴이 답답하다.






  이런 날이면 가슴속 숨겨둔 우울감이 고개를 치켜든다. 이렇게 한껏 우울한 날 글을 쓰면 글에도 우울함이 묻어 나온다. 긍정보다는 부정, 행복보다는 슬픔에 가까운 생각 쪼가리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렇게 우울한 날일 수록 더 사색을 많이 하게 되고, 그만큼 글도 더 많이 나온다.



  사실 글이라고 말해도 되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혹시나 내가 만들어 낸 우울함 덩어리들이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나의 '감정 쓰레기'를 글로 배출해 내는 것은 아닐까 싶을 때도 종종 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생각도 많아지고 고민도 참 많아진다. 이런 생각과 고민들을 하더라도 '나'라는 중심을 잘 잡아야 할 텐데, 아직은 내겐 마냥 어렵기만 한 과제인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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