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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린 Dec 03. 2023

#5. 서평단 모집, 왜 하는 걸까?

리뷰, 그 이상의 가치

출간 예정인 책의 매출 목표, 예산, 광고 기간이 정해졌으면 본격적으로 마케팅 플로우를 만들 차례! 크게 출간 전, 출간 주, 출간 후 한 달까지 세 파트로 나눠서 온라인 홍보 계획을 잡아봅시다.


출간 전이면 책이 나오기 전인데
홍보를 할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 고객 경험을 얼마나 디테일하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책 판매가 늘어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채널을 팔로우하는 구독자의 규모까지 달라지게 만들 수 있으니까요. 이를 뒷받침하는 마케팅 이론이 있는데, 혹시 '퍼널 마케팅'이라고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이미지 출처 | 오픈애즈 '덕배의 매거진' 당신의 마케팅 퍼널은 안녕하십니까?


퍼널 마케팅은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기까지의 여정을 인지 > 관심 > 고려 > 의도 > 평가 > 구매 단계로 나누어 '깔때기'에 비유한 이론입니다. 쉽게 말해 고객이 6단계 중 어디에 위치해 있느냐에 따라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 달라지기 때문에, 타겟에 적합한 마케팅을 통해 구매 전환을 효과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제품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고객에게 무턱대고 '신간 나왔어요!', '좋으니까 일단 사세요!'식의 콘텐츠 마케팅, 세일즈 프로모션을 한다면? 당장의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지는 몰라도, 장기적인 브랜딩 측면에서는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어요.


그럼 출간 전에 우리가 집중해야 할 목표는 무엇일까요? 바로 퍼널 마케팅의 첫 단계 '인지'입니다. 우리 책에서 이런 책이 출간될 예정이라는 걸 고객에게 인지시키고, 관심의 영역까지 확장시킬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이미 출판사에서도 이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으로 출간 전에 책을 홍보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사례로 살펴봅시다.




출간 전 서평단 모집


출간 전에 책을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인데요. 그중 가장 많이 활용하는 이벤트가 '출간 전 서평단 모집'입니다. 정식 출간되기 전에 서평단을 모집함으로써 출간과 동시에 온라인 서점과 SNS로 자연스럽게 리뷰가 바이럴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아마 책에 관심 많은 독자분이라면 인스타그램에서 자주 보셨던 이벤트일 거예요.


요즘은 출판사 대부분 의례적으로 서평단을 모집하기 때문에 뻔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프로는 디테일이 다른 법! 평범한 모집 이벤트에 '기발함'을 더해 인지 효과를 끌어올린 3가지 마케팅 사례를 가져왔습니다. 이봄 출판사에서 기획한 모집 게시글을 먼저 볼까요?


평범한 이벤트에 컨셉을 더하면?

이봄 출판사 인스타그램 | <버터> 서평단 모집 게시글
게시글 링크 | https://www.instagram.com/p/CTEnEBsLvLJ/?igshid=NzBmMjdhZWRiYQ==


스릴러 소설 <버터>의 서평단 모집안이에요. 일반적인 모집 게시글에 '수사단'이라는 컨셉을 더함으로써 특색 있는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누구나 하는 평범한 이벤트에 우리 출판사의 통통 튀는 색을 입힘으로써 와우 포인트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또 스릴러라는 장르 분위기와 책의 주요 포인트를 기획에 잘 살려내 책이 묻히지도 않았어요. 이런 노력 덕분인지 당시 <버터>는 출간 직후 소설 베스트셀러 순위에 몇 주간 랭크되면서 오래 주목 받았습니다.


이번엔 창비에서 기획한 모집 게시글을 한 번 볼까요?


첫 독자만을 위한 리미티드 에디션

창비 인스타그램 | <스노볼> 가제본 서평단 모집 게시글
게시글 링크 | https://www.instagram.com/p/CXFIyNGgItN/?igshid=NzBmMjdhZWRiYQ%3D%3D&img_index=1


창비는 출간 예정 판타지 소설을 '대본집' 형태의 가제본으로 만들어 사전 독자를 모집했어요. 독자가 얻을 수 있는 베네핏, 소장 가치를 확 끌어올려 한정판 효과를 더한 것입니다. 소설을 대본집으로 읽어볼 수 있다니, 소장 욕구가 뿜뿜하지 않나요? 책은 출간 후에 서점에서 살 수 있지만 대본집 형태로 구성된 가제본은 이때밖에 소유할 수 없으니, 요즘 유행하는 래플 마케팅 효과가 엿보이기도 합니다.


비밀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김영사 인스타그램 | 블라인드 서평단 모집 게시글
게시글 링크 | https://www.instagram.com/p/CzqS9r7NY42/?igshid=NzBmMjdhZWRiYQ%3D%3D&img_index=1


마지막 김영사는 '블라인드'로 사전 서평단을 모집했어요. 제목과 표지, 저자는 비밀에 붙여두고 오직 책의 줄거리와 문장만을 소개해 독자의 순수한 흥미를 유발한 것이죠. '어떤 모습의 책이 도착할까?' 랜덤 박스를 받아볼 때처럼 독자들은 더 기대되고 설레는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아쉽게 사전 서평단에 당첨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후 책 제목, 저자, 표지 정보가 하나씩 공개될 때마다 책을 좀 더 주의깊에 볼 수 있죠.


인스타그램 #표지투표 해시태그 검색결과


이외에도 제목/표지 투표 이벤트, 출간 전 연재 등 다양한 출간 전 이벤트가 있는데, 출판사 입장에서는 독자 참여형 이벤트로 출간 소식을 보다 효과적으로 알리고 타겟 독자의 피드백을 미리 확보함으로써 이후 광고에 활용할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 독자가 서점에 갔을 때 '어, 나 이거 인스타그램에서 본 적 있는데!' 하고 우리 책을 먼저 떠올릴 구실을 마련해줄 수도 있죠.


독자 역시 책의 '첫 독자'가 되어 아직 출간되지도 않은 책을 먼저 읽고 리뷰하는 특별한 경험을 누릴 수 있어요. 가제본이라는 리미티드 에디션을 소유할 수도 있고요. 이런 이벤트는 출판사와의 유대감을 강화시켜주기도 합니다.




많은 초보 마케터가 별다른 기획 없이 [서평단 모집 + 책 표지] 형태로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물론 그걸로 충분할 수도 있어요. 근데 어딘가 좀 심심하지 않나요? 출판사와 독자의 관계가 책과 리뷰를 물물교환하는 비즈니스 관계로만 느껴지기도 하고요.


독자와 좀 더 재미있는 경험을 공유하고, 내 콘텐츠에 남들과는 다른 특별함을 더하고 싶다면 늘 해왔던 이벤트를 새롭게 각색해보세요. 독자 분들의 반응이 달라질 겁니다. 꾸준히 하면 우리 출판사와 꼭 맞는 진성 팬 분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 거예요. :)


[CHECK POINT] 출간 전 서평단 모집, 이렇게 해보세요!

-서평단 모집에 '컨셉' 부여해 과몰입 포인트 만들기
-가제본을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활용하기
-제목도, 표지도 비밀! 블라인드 형태로 참여 유도하기



글 | 마린(Ma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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