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썸머 Jun 07. 2020

<삼삼한 이야기>그 253번째 연필

찰나와 잠시 또는 잠시와 찰나

눈을 감고 열을 셌다.


열을 다 세고 눈을 떴을 때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음을 깨달았다.


아무렴 어때,

라고 생각하면서도 뭔가 아쉽다.


다시 눈을 감고 열을 세고 나면

뭔가 세상에 큰 변화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해본다.


일상이 지루한 순간들에는.



-

읽고 있던 소설집을 덮었다. 어떠한 이유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단지 더 이상 단편 소설을 읽고 싶지 않아 졌기 때문이다.

그 순간부터 나는 읽고 있던 모든 책들을 손에서 내려놓고 모든 글에서부터 눈을 뗐다. 단편소설을 포함하여, 뉴스와, 유머 글, 대하소설, 자기 계발서 등등. 

세상으로부터 끊임없이 주입되는 모든 글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 눈을 잠시 감아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많고 많은 정보들 속에서 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시간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생각들을 정리하기 위해서 나는 글을 써야만 했다. 글을 쓰면서 나의 생각들을 천천히 정리하고 때때로 내 의도와는 다르게 저절로 정리가 되어지기도 함으로 끊임없이 글을 써야만 했다...



-

얼마 전 전에 쓰던 핸드폰이 망가져서 급하게 최신 핸드폰으로 바꿨다.

카메라가 엄청나다고 홍보를 그렇게 하던 핸드폰인데,, 그렇게나 좋은지는 잘 모르겠고, 매번 느껴지는 후기는 '무겁다' 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을 찍는 빈도수가 전에 비해 훨씬 늘었다. 기록하고 싶은 순간들,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이 많아졌다고 느껴도 좋을 것 같다. 아니면 내가 잠시 현실로부터 도피하고 싶어 질 때 돌아보며 웃음 지을 수 있을만한 순간들이 너무나 많이 스쳐 지나가기 때문인 것 같다. 눈을 한번 깜박이기에도 너무나 아쉬운 순간들이 시간이 갈수록 많이 늘어나기 때문인 것 같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