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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잠꾸러기 덴스 Nov 05. 2018

스타트업, 구독경제 열풍을 이용하라

소유의 시대는 갔다. 구독 경제 시대가  뜬다!

소유 경제에서 공유경제로의 전환이 생각보다 속도가 느리다. 인간이 수만 년 동안 생존해온 뇌인지 소유 본능으로 인해 쉽사리 바뀔것 같지 않다.  갈수록 효율성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 경제활동 특성으로 변화는 불가피하겠지만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런 인간의 특성을 감안하여 변화의 틈새에서 새로운 경제모델이 유행이다. '구독 경제(Subscription Economy)', 달리 말하면 이용 경제 또는 멤버십(Membership) 모델이라고 부르기 한다.


인간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다만 소유한 것처럼 인식하면 된다.


2008년 미국 하버드대 법대 로런스 레식 교수는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력소비, 즉 공유경제(sharing economy)가 미래 경제모델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어 2011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10가지 아이디어’ 중 하나로 공유경제를 제시했다. 그리고 이 공유경제는 자동차는 물론 자전거, 빈방, 책 등을 공유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며 우버, 에어비앤비, 오포 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공유경제 10년, 트랜드에서  매가트랜드로 자리 잡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그러나 구독경제는 좀 다르다.  인간의 본성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구독 경제(subscription economy)’는 신문의 구독에서 빌려온 개념이다. 구독 경제란 소유도 공유도 아닌 개념으로 일정 금액을 먼저 지불하고 정기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독해서 사용하는 경제모델을 말한다. 회원 가입 후 구독을 신청하면 정기적으로 물건을 배송받거나 언제든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구독 경제는 수백 년 넘은 소유 개념을 해체해 새로운 경제생활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물건을 소비하는 방식을 소유에서 가입으로 바꾸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소비자에게 필요한 습관을 만들어라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새로운 차량 판매 방식인 ‘서브스크립션 서비스(subscription service)’를 도입했다.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는 소비자가 매달 정해진 요금을 내고 차량을 선택해 탈 수 있는 제도다. 월 정액요금 279달러(약 30만 원)를 내면 소비자는 2018년형 투싼과 싼타페, 소나타,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 중 원하는 차량을 선택해 매달 골라 탈 수 있다. 차량 이용방식이 혁신적으로 바뀌는 것이다.
포르쉐는  2000달러만 내면 박스터, 카이엔, 마칸  8 모델을 마음대로 골라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벤츠 역시  1595달러를 내면 동급 사향의 다양한 차량을 선택해   있다.  납입금을 높이면 카레라 911 같은 슈퍼카도 빌릴  있다. 대여 차량은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 통해 손쉽게 선택해 원할 때마다 바꿀  있다. 소비자는 보험료, 유지보수비에 신경  필요가 없다.  구독료에 모든 비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명품 의류를 마음대로 골라 입고 싫증 나면 반납한 뒤 또 다른 옷을 골라 입을 수 있다. ‘스트리밍’이라는 스타트업은 명품 의류 등을 월 139달러만 내면 한 번에 3개까지 보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납 후엔 새 것을 다시 받아 입을 수 있다. ‘르 토트’는 월 49달러에 횟수 제한 없이 옷을 입고 돌려주면 된다. 좋은 점은 세탁하지 않고 그냥 돌려보내면 된다는 점이다.
침대와 장롱도 10년 넘게 사용할 필요가 없다. 가구 스타트업 ‘페더’는 월 35~200달러를 내면 원하는 가구를 빌려준다. 빌려가는 기간도 3~12개월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다. 싫증 나면 새것으로 분위기를 바꾸면 된다.
사업하는 사람은 매장을 1~2년 단위로 임대할 필요가 없다. 월정액 내면 원하는 곳의 매장을 원하는 기간 동안 빌릴 수 있고 물건 판매를 위탁할 수도 있다. 미국 스타트업 ‘불레틴’은 거리의 매장을 월 구독료를 받고 빌려준다. 요지의 매장을 빌리려면 임대료 비싸기 때문에 이 회사는 매장을 쪼개서 선반 한 칸, 벽 한 면씩 빌려준다. 매장을 빌리고 싶은 업체는 필요한 공간만큼만 예약하고 빌려 쓰면 된다. 게다가 물건만 보내면 알아서 팔아준다.
매달 9.99달러 회비를 내면 수백 개 맨해튼 술집에서 매일 칵테일 한 잔 마실 수 있는 미국 스타트업 후치(Hooch). 매달 7,452엔(7만 5000원) 회비를 내면 한 달 두 번 양조장에서 갓 만든 생맥주를 정기 배송해 주는 일본 기린맥주. 월 9.95달러를 내면 한 달 내내 매일 극장 가서 영화 한 편씩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스타트업 ‘무비 패스’(무비 패스는 이후 가격정책을 조정했다). 다양한 구독 경제 모델이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생리대, 영양제, 콘택트렌즈, 과자, 커피, 전자책 등 물건뿐 아니라 병원과 영화관까지 월정액 서비스까지 구독 경제가 소비 방식을 바꾸고 있다. 란제리 회사 아도르미는 개인 맞춤형 속옷과 브래지어로 작년 1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처럼 소유와 공유를 뛰어넘는 구독 경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Z세대는 소유보다 경험을 추구한다”며 “비싼 제품으로 과시하기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빌리는 것을 선호한다"라고 분석했다. 영국 BBC는 "사람들은 이제 소비재를 소유하는 대신 '인생의 구독자'로 변화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구독 경제 시장은 2020년 5300억 달러(594조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구독 서비스 이용자가 1100만 명에 달한다.


물건이 아닌 경험을 팔아라


그렇다면 구독 경제모델을 어떻게 도입해야 할까? 첫 번째로 차별화된 서비스가 필요하다. 구독 경제는 소비자가 가치를 인정해주는 포인트가 정확해야 한다. 달러 쉐이브 클럽처럼 면도날을 매번 구입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것이든, 아디다스의 'Avenue A'처럼 비용을 줄여주는 것이든, 네이버 웹툰의 '미리 보기'와 '완결보기'처럼 남들보다 먼저 누릴 수 있는 서비스 제공인지 등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가 필요하다. 구독 경제는 재화가 아닌 경험을 소비하는 것으로 명확한 차별화 포인트가 존재할 때 의미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적절한 수준의 요금이 책정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아마존에서 제공하는 e-book 서비스는 월 9~10달러로 1년에 15권 이상의 도서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적합한 수준이다. 반면 2015년 기준 미국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4권 수준이어서 다소 비쌀게 느낄 수 있다. 해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우 월 9.99달러를 형성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월 이용 요금이 8,000원대로 책정된 것은 '인터넷 음악=무료'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지불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의 가격 책정이 중요한 것이다. 앞서 언급한 무비 패스는 9.95달러 가격을 재조정했다. 구독료에 비해 한 달 수백여 편을 보는 영화 광팬들로 인해 수익구조가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많은 구독 서비스 업체가 이 부분에서 시행착오를 겪는다. 오라클이나 SAP 같은 기업 자원관리(ERP)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실체가 있는 제품을 추적·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능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요금제를 마음대로 조정하거나 여러 서비스를 묶어서 사용하는 구독 서비스는 대기업들에도 아주 생소한 분야다. 이를 파악하여 만든 스타트업이 주오 라이다.

프레지(Prezi)는 프레젠테이션 제작용 소프트웨어를 구독 서비스 방식으로 제공한다. 3명 이상이 팀 단위로 프레지를 이용할 때는 공유 링크 개수, 오프라인 사용 여부, 팀 관리자 기능 부여, 1명이 이용료를 일괄 결제하는 기능 등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주오라는 이런 기업과 소비자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소비자마다 맞춤식으로 요금을 산정하고 결제하는 체계를 만들었다. 결제 시스템은 주문 처리는 기본이고 회계, 매출 분석까지 전방위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실시간으로 매출과 소비자의 구매 행태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티엔 줘(Tzuo·49) 주오라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들이 가치를 평가하는 시각이 과거와 달라지면서 소유(ownership) 대신
접근(access), 물건이 아닌 경험, 제품보다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2020년까지 소프트웨어 기업의 80% 이상이 일회성 판매가 아닌, 소프트웨어 사용권을 정기 구독 방식으로 전환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는 비즈니스 모델의 지속적 확장이 필요하다. 국내 기업 미미박스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시장 상황에 맞춰 빠르게 변신했기 때문이다. 미미박스는 초기 월 16,500원에 소비자에게 맞는 화장품을 '뷰티박스'에 담아 보내주는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방식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협업해 컬래버레인션 제품을 만들었다. 고객욕구를 직접 파악했고, 제작과 판매에도 직접 참여해 불필요한 가격 거품을 빼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이 부분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은 리텐션(Retention) 마케팅이다.

기존 고객의 유지가 어찌 보면 신고객 유치보다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구독 경제에서는 필요에 의해 효율성을 추구하는 경제 활동이 주가 되기에 새로운 고객의 90~95% 이탈은 불가피하다고 봐야 한다.  스타트 업체의 기존 고객 유지를 위한 리텐션 마케팅에 회사의 생사를 걸어야 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과거에는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기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서비스 품질을 제대로 유지하고 고객을 잘 관리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고객과 관계에 집중하려면 새로운 사고방식을 갖춰야 한다. 특히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제공하는 물건이 아니라 고객의 요구를 처리하는 능력에 따라 명운이 갈릴 수밖에 없다.


구독 모델의 핵심은 구독자의 연결 습관에 초점을 맞추는 모델이다.  그들은 체험과

습관에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당신 제품에 돈을 지불한다고 착각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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