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모르는 인간과 시장의 대표성 오류
내년 전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라는 단기 악재와
미국 은행 유동성 악화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경질설 등 루머가 겹치며
패닉 셀(공포감에 의한 투매)이 나타났다.
통상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새해에 대한 기대감, 연말 보너스 지출로 인한 소비 증가 등으로 주가가 상승해
'산타 랠리'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그러나 올해 크리스마스엔 미국 증시 사상 최악의 폭락장세가 나타났다.
다우지수가 2.91% 떨어져 이 지수가 만들어진 133년 크리스마스 이브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23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6개 주요 은행장과 전화통화를 통해 은행이 시장운영을 위한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시장은 은행의 건전성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으로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한다(CNN). 이어 24일 콘퍼런스 콜 방식으로 '금융시장에 대한 대통령
워킹그룹'(Working Group on Financial Markets)을 소집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이후로는 소집되지 않았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19일
기준금리 0.25% 인상을 발표한 연준 때리기 트위터가 폭발한다.
그는 24일 '우리 경제의 유일한 문제는 연준, 그들은 시장에 대한 감각도 없고 강한 달러의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한다. 연준은 장타를 날리지만 퍼팅을 못해 스코어가 나쁜, 힘만 센 골퍼와 같다'라고
블랙 크리스마스의 결정타를 날린다.
시장은 불확실성 환경에서 사실이나 통계에 따른 판단보다 직관적인 추측에 더 의존하여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시를 사랑하는 수줍은" 어떤 여학생이 중국문학 전공자인지 경영학 전공자인지 추측해야 한다면, 후자를
선택해야 한다. 중국문학을 전공하는 모든 여학생이 수줍고 시를 좋아한다고 해도, 경영학 전공자가 훨씬
많아서 그중에 부끄럼을 타고 시를 좋아하는 사람을 찾기가 훨씬 쉬울게 분명하다.
이경우 많은 사람들은 전자를 선택한다. 기저율(Base Rate)보다 인지적 연속성에 따른 대표성에 의존한다.
인지적 편안함(수줍은=문학)에 따른 직관에 따르는 것이다. 게으른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뇌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
다니엘 커네먼에 따르면 이런 잘못을 두 가지 이유로 설명한다. 무지와 나태다. 어떤 사람은 개별 정보가
있으면 기저율이 관련이 없다고 생각해 기저율을 무시해 버린다. 또 어떤 사람은 기저율이 관련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지만, 그 지식을 설제로 적용하려면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표성의 두 번째 과오는 증거의 질에 무신경한 것이다. 위에 처럼 가치 없는 정보('수줍은')는 정보가 아예
없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원칙적으로는 분명히 이해하면서도 보이는 것에만 의존하는 성향(뇌구조의 인지 일관성) 탓에 그 원칙을 적용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즉, 눈에 보이는 정보를 진짜인 양 즉흥적으로 처리한다.
확률을 기저율에 가깝게 추정하려면 자기 검열과 자기 통제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잘못된 직관력을 훈련하는 법으로 18세기 토마스 베이즈(Thomas Bayes)는 베이즈 검정력을 제시했다.
'첫째, 어떤 결과가 나올 확률을 추정할 때 믿을만한 기저율을 기준점으로 사용하라.
둘째, 가지고 있는 증거의 검증력을 의심하라'이다.
'베이즈 추론'은 오늘날 가짜 뉴스(Fake News)를 가려내는데 중요한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인간은 그리고 시장은 대표성의 과오를 늘 가지고 있기에 가짜 뉴스는 늘 그럴듯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인간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것을 가짜 뉴스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고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더 생생하고 더 구체적인 그럴듯한 시나리오에 더 높은 확률을 매긴다.
자신도 모르게 논리보다 직관이 개입하기 때문이다.
정책결정자의 의견과 시장의 생각은 구조적으로 다르다. 사람들은 사실을 믿는 것이 아니라 직관에 따라
믿고 싶은 것을 믿는 것이다. 이제 사실 뉴스도 완벽한 사실이 아니라 사실관계가 있는 뉴스 시대에 살고 있다.
미국의 폴리티팩트(PolitiFact)와 국내 팩트체크(factcheck)는 거짓 뉴스와 사실 뉴스 판정 사이 ‘대체로 사실이거나’ ‘절반이 사실’ 혹은 ‘대체로 사실이 아님’이라는 기준을 두고 있다. 뉴스가 거짓과 사실 사이에서 전략적 협상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뉴스는 관계 속에서 때로는 소수의 이익과 권력을 위해 움직이기 때문에 정교하게 뉴스처럼 포장되는 시대이다.
대표성으로 확률을 판단해도 그 나름의 중요한 장점도 있다.
대표성에서 나오는 직관적 인상은 가능성 추측보다 더 정확할 때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