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 용이성 어림짐작의 편향과 타미플루 부작용
이를테면 '60세 이후 이혼하는 사람들' 또는 '위험한 식물' 같은 일정한 범주의 크기 또는 그 범주의 사건이 일어나는 빈도를 추정할 때 실제로 사람들은 어떤 생각부터 할지, 우리 스스로 자문하다가 생각해낸 개념이다.
그런 범주에 속하는 사례를 기억에서 쉽게 생각나면 그 범주를 크다고 판단한다. 즉 쉽게 떠오르는 정도를 크기나 빈도로 판단하는 과정이다.
주의를 끄는 두드러진 사건은 회상하기 쉽다.
유명 연예인의 이혼과 정치인의 성추문은 주위를 끄는 사건이며 그런 사건은 머리에 쉽게 떠오른다.
그러다 보니 빈도를 과장하기 쉽다.
극적인 사건은 해당 범주의 회상 용이성을 일시적으로 끌어올린다.
언론이 앞다투어 보도하는 비행기 추락사고는 비행안전을 바라보는 우리 생각을 일시적으로 바꿔 놓는다.
직접적인 경험은 타인의 경험, 단어, 통계보다 회상하기가 쉽다. 내게 직접 영향을 미친 재판 오류 또는
자영업자 사장이면 최저임금 인상 문제에 신문에서 읽은 다른 사건보다 더욱 뚜렷하게 회상한다.
결혼한 양쪽 배우자에게 '집안 정돈에 본인이 기여한 정도가 몇 퍼센트인가?' 물으면 예상대로 100퍼센트가
넘는다. 회상 용이성 편향 때문이다. 양쪽 배우자는 자신의 노력과 기여도를 상대 배우자의 노력과 기여도보다 더 선명하게 기억하는데 회상에 이처럼 차이가 나다 보니 그 빈도를 판단할 때도 차이가 생긴다.
팀으로 공동작업을 할 때도 많은 사람들이 흔히 자기 공을 실제보다 크게 느낄 뿐 아니라 다른 팀원이 자기 공을 몰라준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서도 같은 편향이 작용한다. 여럿이 스스로 평가한 자신의 기여도를 모두 합하면 보통 100퍼센트가 넘는다는 사실은 편향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자기 평가는 해당 사례가 얼마나 쉽게 떠오르는가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보통은 얼마나 쉽게 생각났는가가 몇 퍼센트인가라는 빈도를 압도한다. 사례가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는 것은 어림짐작의 결과이고, 회상 용이성
편향에 휘둘릴 가능성이 훨씬 높다. 비행기 추락사고처럼 실제 통계는 우리 머릿속과 다르다.
우리 머릿속에 있는 세상은 현실의 정확한 복사판이 아니다. 우리가 예상하는 어떤 사건의 빈도는 우리 눈에
보이는 메시지가 얼마나 널리 퍼져있고 얼마나 감정을 자극하는가에 따라 왜곡된다.
오리건 연구소 폴 슬로빅 교수는 '감정 어림짐작'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사람들은 감정에 의지해 판단과 결정을 내린다는 개념이다. 사람들은 삶의 많은 영역에서 의견을 형성하고 선택을 할 때 더러는
자기도 모르게 자기 느낌 그리고 기본적인 접근 또는 회피 성향을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는 "감정이라는 꼬리가 이성이라는 몸통을 흔든다"라고 표현하며 '감정 어림짐작'은 세상과 삶을 훨씬 단순화하는 힘을 지닌다고 설명한다.
심리학자 캐스 선스타인(Cass Sunstein)과 그의 동료 법학자 티머 쿠란(Timur Kuran)은 이런 경향이
정책에 흘러드는 작동원리에 '회상 용이성 폭포(Availability Cascade)'라는 이름을 붙였다.
회상 용이성 폭포는 서건이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지는 것인데, 비교적 사소한 언론 보도가 발단이 되어
온 국민이 충격에 빠지고 정부가 대규모 조치를 취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더러는 언론이 보도한 위험성 경고 기사가 일부 대중의 주목을 끌면서 흥분과 우려 대상이 된다.
이런 감정 반응은 또다시 언론에 보도되고, 이번에는 더 큰 우려와 관심을 촉발한다. 과학자들과 일단의 사람들은 커져가는 두려움과 혐오를 누그려 뜨리려고 애쓰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어쩌다 주목을 받아도 대부분 적대적인 반응이다.
위험이 과장됐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악의적 은폐' 혐의를 받는다.
이에 해당하는 문제는 모든 사람의 관심사가 되어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문제가 된다.
1989년 환경 우려를 폄하하는 사람들에게 알려진 '알라 공포' 사건이 있다.
알라는 사과에 뿌려 생장을 조절하고 시각효과를 높이는 화학물질이다. 이 공포는 알라를 상당량 섭취한
쥐에서 암으로 발전하는 종 야이 발견되었다는 언론 보도에서 시작되었다. 이 보도는 사람들을 당연히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사람들의 두려움은 다시 언론을 자극해 기사가 되었다.
회상 용이성 폭포의 작동원리다.
영화배우 메릴 스트립이 의회에 나와 진술을 하는 등 극적인 장면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사과와 사과 제품은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고 사과 업계는 큰 손실을 입었다. 제조업체는 관련 제품을 회수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관련 제품을 판매 금지했다. 이후 연구에서 알라가 암을 유발할 위험이 아주 없지는 않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작은 문제에 과도하게 반응한 사건으로 화자 된 사례이다.
오늘날 회상 용이성 폭포 유도 기술을 가장 잘 구현한 자는 테러범들이다.
테러 희생자 수는 다른 사망 원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편이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의
근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위험이 머릿속에 쉽게, 번번이 떠오르는 정도가 다르다. 언론에서도 끝없이 반복되는
끔찍한 장면들은 사람들을 초조하게 한다. 대중의 '감정 어림짐작' 약점을 잘 파악한 것이다.
당신은 지금 어떤 뇌구조가 작동하고 있는가.
*이 글은 노벨 경제학자겸 심리학자 다니엘 카네먼의 <Thinking; Slow and Fast>를 참고하여 작성함.
*인공지능에게 감정이란 구조화된 설계가 가능할것인가. 두개의 시스템이라면 어떨까 비이성적인 인공지능을 같이 병행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