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에 찌든 삶을 살기

01 프롤로그 (36살, 야망을 쫓다 순직)

by 여름해변

프롤로그

나의 첫직장 사수를 마지막으로 접한건 2010년 10월, 추석연휴를 보낸후 출근첫날 경북대 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였다.

36살, 당시 그는 이미 진통제 조차 거의듣지 않던 임종기 암환자 였다.

온몸을 불사르는듯한 통증이 그의 의식을 집어삼켜 가는 와중에도 유독 내손만 꼭 붙잡고 얼굴에 묻을 뿐이였다.

의식이 거의 없어 말은 하지 못했지만, 분명 그것은 나에게하는 마지막 사과였고 인사였다.

그리고 그는 깊은잠에 빠지고 다음날 영원한 잠에 빠져 들었다.

조부모의 유언조차 곁에서 들어본적이 없었는데, 내가 젤 거리두고 싶어했던 직장상사의 유언과 같은 몸짓을 받게 될줄이야.....

확실히 지난 2년반 동안 그와의 관계는 순탄치 않았고, 그에대한 감정도 복잡한 미움과 연민이었다.




인삿말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인사 드립니다.

저는 세상 제일 안물안궁 할만한 46살 먹은 독신 아재 입니다.

그래서 제목과 프롤로그를 다소 자극적이게 뽑았는데 내심 고인께 죄송하고, 어그로를 끈거 같아 부끄럽네요.

하지만 저날의 사건으로 인해 저의 인생관이 바뀌었고, 제목과 같이 "소확행에 찌든삶"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40대 중반이 되면 자신의 이름보단 OO 부장님, OO아빠 등등 사회적 호칭으로 더 많이 불리곤 하죠.

그 직함에 따른 의무와 책임에 매진하느라 자신을 잊은채 50넘어 은퇴를 앞뒀을땐

"난 누구? 여긴어디?" 라는 현타를 겪게 된다고 하더군요.

내가 내가 아닌, 주위 환경에 의해 결정 지어지는 나...

그 주위 환경을 극복하고 지배해 나가는 중에 자아실현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아실현 보단, 현실에 파묻혀 내가 지워진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인간은 만물의 척도이다.

이세상은 내가 존재 할때야 비로소 느끼고 생각하는것이지 내가 없다면 이 광활한 우주도 Off 된것이나 다름 없을테죠.

이렇듯 환경이나 타인에 의해 위치가 결정되는 내가 아닌, 내자신의 건강하고 행복한 의식만이 진정한 "나" 라는 생각이 저날 이후의 깨달음 입니다.


어떻게 보면 장가도 못간 무능력자의 변명과 자기 위안일수도 있는데 맞습니다.

어떤 삶이 옳다고는 강요나 주장도 결코 하지 않습니다.

제가 브런치를 오픈하게 된 동기는 공감의 요청보단, 더 나은 삶을 살기위한 방법을 독자들로 부터 듣기 위함 입니다.



사회초년생

프롤로그의 제목을 "36살, 야망을 위한 순직" 이라고 뽑았습니다.

꿈많고 야망에 넘치던, 하지만 그것을 쫓는 과정에 34살에 암에걸려 2년후 요절한 저의 첫 직장 맡고참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다음화에서 계속 이어 나가겠습니다. (브런치 처음이라 90년대 드라마 엔딩 맨트 밖에 떠오르질 않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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