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보내는 메일

1호 ; 사랑은 계속될거야 어디까지나

by 선재

https://youtu.be/T6eq1eAF_oU

용기가 생기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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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어와 무거운 가방을 들고 집-순창터미널-광주 터미널-광주 공항으로 향했다. 귀를 찢는 음악을 듣지 않으면 도저히 캐리어를 끌 수 없을 것 같아서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아이돌의 음악을 재생했다.


그렇게 얻은 것은 제주와 근육통이었다.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 도착하고 샤워를 하니 텅 비어있는 배가 나를 밖으로 이끌었다. 가장 먼저 보이는 식당에서 밥을 먹자고 다짐했고 손님이 하나도 없으나 바깥에 맛있는 김치볶음밥 사진이 붙여놓은 마을 식당에 들어갔다.


"김치볶음밥 먹을 수 있을까요?"
"그거 빼고 다 돼"
"그럼 부대찌개 주세요."


김치볶음밥을 저렇게 맛있게 붙여놓고 그거 빼고 다 된다니... 생각하며 부대찌개를 기다리고 있었다. 3분의 시간이 지나고 또 다른 손님이 들어왔다.


"고기국수 될까요?"
"그거 빼고 다 돼"
"아, 그럼 다음에 오겠습니다."


아주머니가 하고 싶은 음식은 화려한 메뉴들과 다르게 정해져 있는 것 같았다. 아주머니의 마음속 메뉴에 내 부대찌개가 선택받은 기분이었다. 부대찌개는 역시나 맛있었고 다음에 또 와야지 생각하며 가게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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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병원, 한의원, 약국 찾아놓기. 항상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마음과 급하게 달려갈 수 있는 곳이 가까이 있다는 안도감을 얻기 위해. 건강에 대한 도를 넘은 걱정은 한의원도 여행지로 만든다.


약국을 들러 괜히 두통약을 사고 가장 가까운 해안으로 걸었다. 걸어서 20분 정도면 엉알해안이 나왔다. 높은 언덕 밑에 바닷가라는 뜻을 가진 '엉알'. 괜히 일상 중에 사용하고 싶어지는 단어였다.


"저 엉알에 가면 좋은 식당이 있어." 같은 말.


해안에 도착했을 때는 해는 지고 있었고 바다는 조용히 돌에 부딪혔다. 해가 지고 있는 바다와 해안에 있는 검은 돌들은 태초에 화산이 폭발했을 때의 장면을 생각나게 했다. 가늠할 수 없이 거듭된 역사가 나를 압도해오는 기분이었다.


혼자 여행하면서 느끼는 점들이 꽤 있다. 가장 큰 느낀 점은 내가 어떤 여행을 좋아하는지 알게 된다는 것.


1. 난 멀리 돌아다니는 것보다 가까운 곳을 더 넓게 돌아보는 걸 좋아한다.
2. 여러 군데를 보는 것보다는 한 군데를 더 자세히 알고 싶어 한다.
3. 동네, 마을의 단위를 좋아하고 그 마을을 알아가는 걸 즐거워한다.
4. 특산물, 특산품 보다는 그냥 내가 좋아하는 걸 먹는 게 좋다.
5. 가만히 있는 것도 여행이라고 생각하고 싶어 한다.
6. 어디서든 어떤 순간이든 사랑받고 싶어 한다. 예외는 없다.


하루 동안 지켜본 나의 여행 타입은 이렇다. 앞으로 더 생겨날 것들이 기대된다. 사랑을 모르게 된 지 시간이 꽤 지났다. 잊었다는 말이 더 잘 맞으려나. 사랑을 잊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법도 사랑 받는 법도 모르겠다. 받는 사랑도 느끼지 못한다. 그런데도 원하고 있는 것 같다. 다들 사랑하고 있나. 그 사랑은 어디까지 갔나. 궁금한 것들이 산더미처럼 쌓인다.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이해받고 싶은 날들이 쌓여간다. 이 여행에서는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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