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희망은 회사원이 아니었습니다만

희망이 없는 것이 문제다

by 여름옥수수

얼마 전, 이직을 위해 이력서를 작성하던 중이었다.

각종 수료증을 정리해 둔 서랍에서 발견한 초등학교 생활기록부.

그곳에 적혀있던 나의 장래희망은 작가, 디자이너였다.

그렇다. 나의 장래희망은 회사원이 아니었다.




주로 글쓰기로 교내상을 수상했으며

특기 또는 흥미는 미술과 글쓰기였다.

회사원 부모님 밑에서 자랐지만

회사원을 꿈꾸지 않은 이유는 왜였을까?


피곤한데 멋지지도 않아

아빠는 주말이면 매일 늦잠을 주무셨다.

나와 동생들은 돌아가면서 아빠를 깨우기 일쑤였다.

어린 눈에 비친 아빠는 언제나 몸도 마음도 천근만근.


무엇보다 회사원이란 직업은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엄마 아빠의 직업을 적어오란 숙제가 있던 날,

부모님은 고민하시더니 '회사원'이라고 불러주셨다.

수만가지 직업을 하나로 포함할 수 있는 단어였다.


피곤한데 특별해 보이지도 않았던 직업.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재밌어 보이지도 않던 직업.

커보니 내가 갖게 된 직업이었다.


그래서 슬프냐고요?

월요일이 무서웠던 신입사원을 지나

금요일에도 흥분하지 않게 된 직장인 N년차.

만성피로와 스트레스는 기본값이며

아무리 사원증을 목에 걸어도 멋져 보이지 않는다.


원하던 꿈을 못 이룬 것 보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자니

희망도 없이 사는 것 같아 조금 슬펐다.


다시 장래’희망’이 생기다

슬픔에만 빠져있을쏘냐.

작가가 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아니면 다른 꿈이 있는지

나에게 계속 물었다.


비가 갠 다음 날이었다.

정말 되고 싶은 장래희망이 떠올랐다.

그건 바로 '좋은 사람'이 되는 것.

구체적으로는 내가 바라는 좋은 사람이다.


부드럽지만 단단하고,

사랑을 잘 주고 잘 받는 사람.

소중한 사람에게 가장 좋은 평가를 받으며,

무엇보다 내 삶의 최종 평가자인 나에게 인정받는 사람.


희망은 내가 만드는 것이다

우선적으로 생존을 해결해야 한다는 걸 안다.

아침 7시면 성실하게 출근길에 오르는 이유다.

초등학생 때 꿈꿨던 장래희망도

좋은 사람이 되면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바쁜 회사생활 속에서도 희망을 품으면

회사생활이 어떻게 바뀌는지,

장래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기록하려고 한다.


여러분의 장래희망은 무엇인가요?

무엇이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