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의 순기능
장래희망은 회사원이 아니었습니다만
회사를 다니고 있어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장래희망인
평범한 직장인의 꿈과 일상을 기록합니다.
출근 준비하는 시간에 부부싸움이 일어나면
결론은 내지도 못하고 출근길에 올라야 한다.
마음은 찝찝한데 몸은 움직여야 하는 시간.
서둘러서 집을 나서지만 씩씩거리게 된다.
출근길에 하던 나만의 루틴도 깨지고(책 읽기)
흥분한 감정을 가라앉히기에 바쁘다.
고요했던 아침 풍경도 온데간데없다.
9시 땡 하면 업무처리에 집중하게 되는데
찝찝해도 할 수 없다. 일을 해야 한다.
어느새 아침에 겪었던 일은 흐릿해지고
점심메뉴를 고심하는 시간이 다가온다.
아침에만 해도 전투력 최고였는데
막상 퇴근하니 몸도 지치고 기분도 살짝 풀린다.
그러다 보면 별 거 아니게 넘기게 된다.
그렇게 부부싸움은 '출근' 하나로 칼로 물 베기가 된다.
바로 서로에게 긴장감을 준다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엔 꾸미는 걸 매우 귀찮아한다.
남편과 어느 정도 긴장을 유지하기 위해 꾸며야지 마음먹어도
'출근'이라는 강제성이 없으면 쉽지 않은 사람이다.
회사 생활을 위해 헤어와 메이크업, 옷차림을 신경 쓰면
그것이 곧 남편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나 또한 마찬가지로 매일 보는 남편이 다르게 보여서 종종 설렌다.
시각적인 자극뿐만 아니라
각자 퇴근하고 집에서 만나니 반갑다.
각자 인생을 살고 둘의 공간에서 만나니
적당한 긴장을 유지하면서 자극을 주고받을 수 있다.
프리랜서로 자립해보려고 시도할 때
부부관계가 악화되는 걸 느꼈었다.
둘이 동업 아닌 동업을 하니 온종일 붙어있게 되고
일이 안 풀리면 남편을 탓하는 마음이 들었다.
프리랜서로 자립하는 게 안돼서 출근을 선택했지만
부부관계를 위해서도 필수 불가결한 선택이었다.
프리랜서도 직장인도 모두 선택지 중 하나일 뿐
내가 열심히 사는 일상은 나의 사랑을 지키기 위함이다.
오직 나는 나 자신에게 떳떳하고 당당한 사람이 되고 싶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출근을 어렵지 않게 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