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에게.
우리 모두에겐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란 게 있지.
때론 감추고 싶은 기억도 섞여 있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찡해지는 거야.
그때가 언제인지 생각해봐.
간단한 방법을 알려줄게. 지난 기억들을 떠올려봐.
일 년 전, 삼 년 전, 오 년 전, 십 년 전... 이렇게 말이지.
그 기억이 어떻게 다가오니?
어렴풋한 먼 옛날의 '기억'으로 느껴지니?
아니면 바로 어제 일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가깝고도 선명한 '추억'으로 느껴지니?
후자로 갈수록 그대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라고 해도 되리라 믿어.
나에게도 그런 때가 있었어.
그리고 그 아름다운 시절이 아름다울 수 있었던 것은
'그대'들이 내 곁에 있었기 때문이야.
함께 대학로를 쏘다니고,
주야장천 앉아 끝도 없는 이야기꽃을 피웠지.
무엇이 그리 재밌고 즐거웠는지 깔깔대던 소리가
지금도 귓가에 들려.
가끔 눈물도 나고, 또 꽤 진지하기도 했잖아.
웃고 울고 가볍고 무겁고 진지했던 그날이
이토록 그리운 것 역시 '그대'들이 곁에 있어서야.
그래.
그날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날의 내 모습 때문이 아니야.
그날에 내 곁에 있었던 그대들 덕분에
아름다웠던 것임을 이제 고백해.
그대들에게 말하고 싶어.
지금 어디 있니?
어디서 무얼 하며 달려가고 있니?
여전히 호탕하게 웃고 떠들고 진지하고
무엇인가에 열중하고 있는 그대들이여.
잘 살고 있는 거니?
카톡창을 들여다봐봐.
언제부터 우리의 카톡창은
중요한 업무와 관련된 관계 순으로
정렬이 되어 있었던 걸까.
그 수많은 즐겨찾기 중 정말 즐겨 찾을만한
이름이 있는 걸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수많은 sns에 우리는 나에 대해 올리고 내리고,
누군가의 근황을 시시각각 들여다 보지.
그런데 참, 방금 전 화면 밑으로
스크롤하기 전 이야기는 누구의 이야기였지?
좋아요 와 엄지 척 구독이 주는 관심과 반응은
두 시간 전의 이야기일 뿐이지.
오늘 자고 일어나면
기억도 나질 않을 꿈처럼 말이야.
그대들에게 말하고 싶어.
잘 살고 있는 거지...?
만약 그렇다면, 우리 이제 그간 못했던 이야기들을
서로 들려주고 또 듣고 싶어.
그리고 그대의 이야기가 끝났을 때
꼭 해주고 싶은 게 있어.
그건 바로 박수갈채야!
이야기를 멈춘 그대의 눈을 바라보며
나는 손이 얼얼할 정도로
박수갈채를 보낼 거야.
짝짝짝짝!
그대들은 그때처럼 여전히 아름다워.
그러니 가끔씩이라도 그대의 이야기를 들려줬으면 해.
나는, 우리는 여전히 그대 곁에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