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순환고리, 마음과 영혼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인류의 3대 혁명을 제 3의 물결이라 명하였다. 제1의 물결은 농업혁명이다. 제2의 물결은 산업혁명이다. 제3의 물결은 정보화 혁명이다. 우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 4차 산업혁명의 전환기에 서 있다. 4차 산업혁명은 기존의 기술들을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새롭게 결합하여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한편 산업활동을 6차로 개념화 하기도 한다. 생산산업이 1차 산업이며, 가공과 제조를 2차 산업, 유통과 서비스를 3차 산업으로 구분한다. 그런데 이 세가지 산업분야를 각각이 아닌 한번에 연계시키는 것이 6차산업이다. 대표적으로 농업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데, 가령 1차산업은 오직 농부들이 하였고, 2차산업은 가공업체가 담당하였으며, 3차산업은 유통업과 서비스업에서 담당하였다. 문제는 산업간에 보이지 않는 이 칸막이는 불공정과 수많은 문제를 야기했다. 농부들은 헐값에 농산물을 가공업체에 넘기고 가공업체는 좀 더 높은 가격에 유통서비스업체에 넘긴다. 마지막으로 서비스업체는 소비자에게 최종소비자가격으로 이득을 취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농가들은 스스로 6차산업을 구현하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즉 하나의 농가에서 생산과 가공 서비스까지를 감당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6차산업도 쉬운 것이 아니다. 이 역시도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단순히 6차산업을 한다고 해서 경쟁력을 갖기는 어렵다. 6차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차별적인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나는 이것이 질적향상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똑같은 채소를 생산하고 똑같은 가공품으로 똑같은 서비스를 한다면 의미가 없다. 하지만 질적으로 다른 생산물이 담보된다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질적향상의 중심엔 생명이 있다.
즉, 모든 것이 온전해지도록 하는 힘이 담보되어야 한다. 온전히 건강한 땅, 그 땅에서 생산된 온전히 건강한 수확물, 그리고 그 생명에너지는 사람에게로 이어져 사람을 온전하게 만들어 나간다. 우리는 모든 것이 풍요로워졌지만 그 어느때보다 결핍되고 빈약한 상태에 노출되어 있다. 그것은 사람의 건강 뿐만이 아니라 지구 전체의 위기이기도 하다. 이제 어떤 산업도 온전한 질적향상을 위해 가지 않는다면 지속가능할 수 없다.
6차산업혁명의 본질은 에너지의 회복과 공유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산물의 기반인 땅의 에너지가 작물에게로, 작물의 에너지가 인간에게로 공유되어 서로를 살린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것이 있다. 이 모든 것을 이룬다 하더라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나는 그것을 마음과 영혼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 에너지가 마음과 영혼의 회복에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하나의 부가가치 높은 산업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모든 에너지는 순환해야만 한다. 자연에서 우리는 그 이치를 볼 수 있다. 자연은 완전한 에너지의 순환고리이다. 결코 남는 에너지란 없다. 결코 에너지를 독차지하는 법이 없다. 자연은 100퍼센트의 에너지인 동시에 아무것도 남는 게 없는 제로의 에너지이다. 이것이야말로 완전한 지속가능함이다. 사람의 에너지는 어디로 향할까? 우리는 이 세상의 모든 자원과 기술로 에너지를 모아 사람에게로 집중시킨다. 하지만 에너지를 독식할 뿐 공유하는 법이 없다. 만약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우리는 언제나 풍족할지 몰라도 언제나 공허할 것이다.
마지막 고리는 마음과 영혼의 자리에 달려 있다. 우리는 우리 안에 들어온 에너지가 어디서 오는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자리가 마음과 영혼이 향해야 할 자리임을 깨달아야 한다. 인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우리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우리의 모든 행위들이 곧 그 질문으로 가기 위한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었을 때 우리는 이 세상에,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에게도 생채기를 내지 않는다. 온전한 100퍼센트의 에너지, 동시에 완전한 제로 에너지로 이 세계속에서 순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