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초등딸

도서관 한편에서

by 썸머

3층 문학자료실 오전 근무. 월요일이라 반납도서가 많다. 일요일에 무인 반납기에 반납된 책들 서가 정리 후 또 들어온 책들을 정리하고 도서관 안을 둘러보았다. 얼마 전에 몇 개월간 공사로 새로 고쳤다. 도서관 문학실이 흡사 인테리어 하우스 같기도.

깔끔하고 규격에 맞게 똑 떨어진 가구 배치와 조명. 각자 자리에서 조용히 책 읽고 자기 공부하기 위해 온 사람들. 그 속에 어린아이 한 명이 눈에 들어왔다. 체구가 작아 초등학교 저학년쯤으로 보이는 여자아이. 한 칸 옆에 엄마로 보이는 분이 앉아 있었다. 자리는 창가 쪽 테이블 그리고 벽 끝 쪽이었다. 살며시 웃음이 지어졌다. 그 마음을 알 것 같아서.

초등학교 아이의 엄마는 아이의 교육에 관심이 많다. 삶의 바이로 리듬 전체가 어찌 보면 아이에게 맞추어져 있다. 아침에 일어나 잠들 때까지. 아이가 읽고 보고 먹고 할 것들을 신경 쓴다. 좋다는 공부법과 필요한 공부들을 알기 위해 책을 읽고 강의를 듣는다. 표면적으로 들어내지만 않을 뿐 그중에서도 공부 습관을 들이고 공부 잘하게 만드는데 관심이 가장 크다.

불과 몇 년 전 내가 그랬다. 나의 눈으로 보니 내겐 그렇게 보였다. 다를 수도 있겠지. 사람은 다 다르니까. 그래도 공통점을 찾자면 방학인 아이를 공부시키기 위해 같이 도서관으로 와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 아이 공부를 위해 엄마도 같이 조용한 도서관에서 옆자리를 지키며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거나 조용히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아이를 위한 생각으로 엄마 역할을 열심히 하는 엄마가 보였다.

그건 내 머릿속 생각 프리즘을 통해 본 좁은 내 시야에 갇힌 내 세상일지 모른다. 팔 년 터울의 둘째를 키우며 내 생각에 변화가 생긴다면 그땐 다른 관점으로 그 둘을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내가 어떻게 생각하며 사느냐에 따라 엄마의 모습을 보고 생각하는 건 같더라도 해석을 달라질 수 있겠지. 더 여유롭게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지나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그랬던 것 같다. 나도 저땐 저랬는데. 지금은 그게 그다지 필요한 노력 같아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첫아이 키울 때면 그 시기를 거쳐야 하는 거 같다고 생각하며 웃어넘길 수 있었다.

둘째는 다르다. 첫째를 길러 보고 늦게 나아서다. 첫째에게는 모든 것이 처음이었고 기대가 높았다. 처음 알게 된 걸 적용하고 지키기에 급급했다. 둘째는 한결 여유롭다. 못해도 그럴 수 있지. 늦어도 그럴 수 있지. 다 할 거야. 좀 늦어도 나중에는 다 할걸 하고 미리 하던 걱정도 안 하게 된다. 아이에기 잔소리와 야단, 책망이 덜하다. 당연히 아이는 의도치 않게 더 존중받으며 자기 속도대로 편하게 큰다. 이게 경험의 중요성인 것 같다. 큰아이 키운 덕을 작은 아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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